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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빈의 드라마 견인력, 연기력때문만은 아니다[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드라마를 끌고가는 박은빈(31)의 위력이 엄청나다. 배우 박은빈이 주연을 맡은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의 시청률은 1회(3.2%)로 별로 높지 않았지만, 2회에는 5.2%로 올랐고, 두번째 주에는 3회 5.6%, 4회 8.0%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의 우상향 곡선이다. 이번 주에도 상승곡선을 그릴 조짐이다.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의 협연의 산물이라 한 사람만의 활약으로 빛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박은빈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점에는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듯하다.

배우가 드라마를 빛내려면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해야 한다. 박은빈도 연기의 기본기부터 잘 다져 정확한 발성과 더도 덜도 아닌 자연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를 끌어들인다.

뿐만 아니라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박은빈)의 디바 도전기인 ‘무인도의 디바’는 스토리상 성장캐로서의 매력과, 가수가 아닌데도 인물의 진심을 잘 전달하고자 직접 보컬에 참여해 ‘Someday(썸데이)’와 ‘그날 밤’ 등 노래 완성도를 높인 가창력 등도 드라마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박은빈의 드라마 견인력은 그의 연기력 때문만은 아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때도 느낀 점이지만 박은빈이 연기하면 호감도가 높아지는 ‘박은빈 효과’라는 게 있다. 즉, 선한 영향력, ‘she has good influnce’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박은빈은 강박적으로 계속 기부를 하며 셀럽(유명인)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는 배우로서 정도(正道)를 걷는 사람으로서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래서 오래 갈 수 있는 배우라는 예상이 가능해지면서 배우에 대한 믿음도 상승하고 있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바른 길을 걷는 사람이 최고의 정의를 실천하고 있는 시대다.

박은빈은 아직 젊은 나이지만, 살아가는 방법이나, 대학생으로서 공부하던 모습, 연기를 대하는 태도 등 생활에서 모범을 보여왔다. 대중들도 “이런 사람은 좀 잘돼야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박은빈이 2000년대초에도 드라마에서 아역으로 활동했지만 17살때인 2009년 KBS 대하사극 ‘천추태후’에서 어린 황보설 역으로 출연했을 때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 황보설이 바로 고려의 르네상스를 이룬 현종의 어머니인 헌정왕후다. 헌정왕후는 현종과 강감찬이 활약하는 KBS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11월 11일 첫방송)과 이야기가 연결된다. 박은빈은 훗날 천추태후가 되는 어린 시절 황보수 역의 김소은과 함께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와 보다 가까워졌다. 박은빈은 같은 해 MBC 사극 ‘선덕여왕’에서 김춘추(유승호)의 아내 보량 역으로도 출연했다.

그 후부터 ‘스토브리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연모’ 등 매년 한두개씩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성실함’과 ‘결국 잘해냄’ 두 가지를 입증시켰다.

드라마 출연이 없는 유일한 해는 대학에서 전공과목을 공부하고 학점을 따는 시간이었다. 그는 서강대에서 심리학과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하며 높은 학점으로 졸업했다.

박은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할 때도 역할이 매우 컸다.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기를 해야했기에 자칫 잘못 전달되면 반응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1년 이상 고민했고, 유인식 감독은 캐스팅을 미루고 기다려주었다.

배우는 보이는 만큼, 느끼는 만큼 연기하는 직업이다. 캐릭터를 체화해 연기력으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작업이지만,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것까지 표현하기는 어렵다.

박은빈은 성실하고 바른 삶을 추구하면서, 체화된 보편적인 감성이 있다. 배우로서 인간과 조직과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나이가 많아 연륜이 쌓여야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박은빈에게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형성됐다. 이런 감성에서 나오는 그의 연기는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실제 경험 외에도 독서를 통해 경험 세계를 넓힌다. 이는 작품을 선택하는 선구안도 높여준다.

나도 박은빈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느끼는 바지만, 참 배울 게 많다.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하고 인터뷰 장소에 간다. 이런 게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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