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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PGA선수들이 귀찮아 하는 것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최근 LPGA코리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실렸다. 하루 일과 중 가장 귀찮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선수들의 답이었다. 유해란은 아침에 나올 때가 제일 귀찮다고 했고, 최운정과 이미향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 안나린은 씻는 것을 얘기했다.

일반인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들이라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지은희는 밥 해먹는 일이, 이정은5는 설거지가 귀찮다고 말했다.

너무도 공감이 가는 말들이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일거수일투족 미디어와 팬들의 주목을 받는 프로 선수들이기에 겉으로 보기에 화려할지는 몰라도 그들의 삶은 즐거우면서도 고단하다.

운동을 하고, 연습을 하고, 경기를 하는 그들의 일상은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물리적인 힘과 에너지를 쓰기에 삶의 자잘한 부분이 더 귀찮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재밌는 대답 중 하나는 양희영은 헬스 트레이닝, 전인지는 아침에 스트레칭하는 것이 제일 귀찮은 부분이라 했다는 점이다. 늘 운동을 열심히 하는 선수들로 정평이 나있기에 이들의 대답은 생소하면서도 신선했다. 하기 싫을 때에도 해내야 하는 그들의 모습을 알기 때문이다.

더 좋은 경기력과 지구력을 위해 운동과 스트레칭을 해야 하고, 그것에 많은 시간을 부여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하는 건 프로 선수라 해도 쉽지 않다. 운동을 쉬기 위해서 자기 합리화와 정당한 변명은 수도 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프로이기에 그들은 귀찮고 싫어도 해야 할 운동을 해내야 하고 매일 해내고 있다.

남자 선수들에게 골프 외의 시간에 무얼 하냐고 물으면 주로 나오는 얘기가 멍하니 핸드폰 보고 있거나 침대에서 꼼짝 않고 아무것도 안한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평소에 엄청나게 코스를 걸어야 하고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니, 쉴 때는 골프 쪽으로는 완전히 신경을 끈 채 숨만 쉬며 머리와 마음을 쉬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귀찮음을 넘어서 몸을 움직이고 원하는 것을 이루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노력이 결과를 이룬다는 자기 확신과 자신감은 선수들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더 좋은 스코어를 위해,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단 한 샷을 위해,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위해 선수들은 오늘도 귀찮음을 떨쳐내고 아침에 일어나 씻고 운동하고 하루를 보낸다. 우리 모두의 삶이다.

[KLPGA 프로]

peop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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