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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마다 따로 싸이질…이젠 하나로 세계통일!
‘2차 해외진출’ 자신감 넘치는 SK컴즈 이태신 본부장
‘페이스북’보다 4년 앞선 형님SNS

6년전 美·日등 6개국 진출서 쓴맛

미니홈피·C로그·네이트온도 함께

‘원 플랫폼’ 통해 토종자존심 회복

트위터 등 외산SNS와는 공존관계

전세계 10·20대 감성 공유시킬 것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은 최근 한 강연에서 한국에서만 통하는 IT강국은 소용이 없다고 역설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훨씬 앞서 한국에 싸이월드라는 SNS가 있었지만 결국 주도권을 놓쳐버렸다는 것이다.

‘우물안의 개구리’, ‘갈라파고스’라는 지적을 의식해서일까. SK커뮤니케이션즈 이태신(46) SNS 본부장(상무)은 “싸이월드의 해외 진출은 이제 숙명이자 운명”이라는 말부터 꺼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현재 싸이월드 서비스를 총괄하는 이 본부장을 중심으로 기존 서비스팀과 약 15명으로 구성된 ‘글로벌 싸이월드 TF팀’이 협력해 2차 해외진출을 준비 중이다.

그는 “글로벌 진출 이야기가 다시 나온 지는 한 1년 반 정도 됐다. 올여름께 ‘원 스탠더드 플랫폼’ 형태로 해외에 진출한다. 영어권을 기본으로 시작하며 다음은 중국어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 2명 가운데 1명(약 2500만명)이 가입한 1위 SNS로서 싸이월드의 해외진출은 자존심 문제와도 직결된다. 전 세계 6억명 가입자, 500억달러 기업가치(골드먼삭스 기준)를 가졌다는 ‘페이스북’보다도 서비스 시점(1999년)이 약 4년이 앞섰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대접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물론 싸이월드도 지난 2005년 12월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등 해외 6개국에 나갔었다. 하지만 대부분 철수하고 현재 중국과 베트남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SNS라면 전 세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나라별로 커스터마이징하다 보니까 분절이 돼 버렸다. 네트워크가 강점인 싸이월드가 네트워크 효과를 못 본 셈”이라고 실패 원인을 밝혔다.

그래서 이번은 좀 다르게 추진하고 있다. 외산 SNS처럼 하나의 플랫폼을 만든 뒤 언어만 바꾸는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1차 진출 때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혼자 나갔다면 이번에는 미니홈피와 C로그를 기반으로 한 싸이월드, 그리고 네이트온이 함께 진출한다.

나라별로 30~50명씩 뒀던 법인도 이번에는 세우지 않기로 했다. 다만 트래픽 속도 유지를 위해 대륙별로 거점 지역을 선정,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임대해 사용키로 했다. 특히 모든 마케팅을 혼자 하겠다는 생각도 버렸다. 강한 콘텐츠를 가진 현지 기업들과 협업할 생각이다. 


이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콘텐츠 업체, 통신 관련 업체 약 4~5곳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스마트폰 혁명을 맞아 SNS의 유무선의 경계가 허물어진 만큼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원 스탠더드 플랫폼’ 공개 시점에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에 따른 수익모델은 ‘도토리’ 같은 디지털 아이템 판매와 광고 게재 등 두 가지 모델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아이템 판매 모델의 경우 처음부터 도입할지, 어느정도 트래픽이 발생한 다음에 실시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그는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확인제) 등을 적용받는 국내 서비스와 달리 해외 서비스는 e-메일만으로도 쓸 수 있다”며 “국내와 해외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 인증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 수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싸이월드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라는 강력한 경쟁상대를 이길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그는 “국내 사례를 들어보자. 밖에서 보면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위협이라고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외산 SNS 서비스는 30ㆍ40대 남성들이라는 새로운 사용자층을 만들었다. 싸이월드가 주도하던 개인 미디어 개념의 SNS 시장에 넓은 인맥과 손쉽게 관계를 맺고 정보를 유통하는 외산 SNS가 더해지면서 전체 파이가 커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각각의 SNS가 장단점이 있는 만큼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본의 토종 SNS인 믹시(Mixi)는 일본인들에게 딱 알맞은 유선 SNS이지만 무선과 세계화 제약이라는 단점이 있다. 속도와 정보 전파가 강점인 트위터는 사용자 간의 관계가 느슨하며, 오픈 플랫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페이스북은 취약한 개인정보 보호라는 빈틈이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엔터테인먼트가 우수하나 페이스북과 달리 오픈 환경에 적응을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본부장은 “싸이월드는 개인의 정보 및 프라이버시 보호 부분을 제외한 모든 것을 오픈했다. 특히 끈끈하고, 아기자기해 감성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 우선 타깃은 10대ㆍ20대 젊은층과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SNS 시장의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반적인 SNS와는 달리 친구를 50명으로 제한, ‘퍼스널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패스(path)’서비스도 나오지 않았느냐. 최소 2~3년간은 SNS 시장이 커질 것이다. 지금은 절대 정점이 아니다. 지역적으로도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은 많이 비어 있다.”

싸이월드가 한국 서비스라는 사실도 더 이상은 핸디캡이 안될 것으로 봤다. 그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를 끌었던 ‘앵그리버드’는 핀란드 개발자들이 주축이 돼서 만들었다. ‘위룰’ 배급사인 엔지모코도 일본 기업이 인수해서 서비스 중이다. 한 5~6년 사이에 국적 이슈는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싸이월드 글로벌 시장 도전을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대연 기자/ sonamu@heraldcorp.com




회원수 2500만명…1촌·싸이폐인 신조어 양산도

국내최대 토종SNS ‘싸이월드’



‘사이좋은 사람들’이라는 슬로건 아래 시작한 싸이월드는 25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싸이월드서비스는 지난 1999년 시작됐으며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인수한 2003년 이후 인기가 크게 올랐다. 인수 시점 싸이월드의 실명 회원은 250만~300만명 정도이었으나, 이후 1~2년 사이에 총 회원이 1000만명을 넘어섰다.

그야말로 SNS 1세대라 할 수 있는 싸이월드는 사회적인 붐을 이끌었다. 2004년, 2005년 당시에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관리를 하는 것을 ‘싸이질’이라 불렀고, ‘싸이질’에 흠뻑 빠진 사용자들을 ‘싸이 폐인’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파도타기’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때쯤 싸이월드 ‘1촌 공개’라는 개념도 탄생됐다. 사용자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서비스 내 공유되는 개인 콘텐츠도 방대해지고, 그 공개 대상이나 수위를 조절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반영됐다. 


2004년 중반부터 사용자들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메뉴별, 폴더별로 글쓰기를 제한하고, 공개 대상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또 싸이월드 검색 시 자신의 콘텐츠도 검색 결과에 포함토록 할지 선택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1촌 그룹핑(원하는 1촌만 모아 그룹핑, 관리하는 서비스) 및 비밀 방명록 등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들도 도입됐다.

2006년에는 네티즌의 권리침해사건 발생 시 언제든지 신고, 제보할 수 있는 권리보호센터도 생겨났고 사용자들의 비밀번호 보호 등을 위한 보안책도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김대연 기자/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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