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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픽]과일에 ‘보이스피싱 조심’ 스티커·호텔선 경고문 봐야 체크인…中, 사기와의 전쟁
중국 수퍼에서 파는 과일에 보이스피싱을 조심하자는 광고 스티커가 붙어있다. [웨이보 캡쳐]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중국 상하이(上海)의 일부 호텔은 투숙객에게 보이스피싱 안내문을 읽고 서명해야 체크인할 수 있게 했다. 레스토랑에서는 주문을 받기 전 웨이터가 고객에게 사기 예방을 안내한다. 산둥성 지난시에서는 대학생 소셜미디어에 보이스피싱 담당 형사가 배치돼 감시하고 있다.

중국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학생의 10%가 보이스피싱을 당해봤다고 할 정도로 사회 전반에 횡행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보이스피싱과이 전면전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지나친 간섭에 주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보이스피싱이 급속도로 확산한 것은 플랫폼을 통한 금융 거래가 보편화되면서다. 여기에다 저금리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올리고 싶어하는 투자 욕구가 더해지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먹잇감을 쉽게 찾고 있다.

저장성 항저우의 보이스피싱 전문 변호사인 데이비드 장(張)은 “사기꾼들은 플랫폼 고객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대학교수부터 공장노동자, 고등학생까지 누구도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녜청타오 보이스피싱 전문 변호사는 “가계 자산이 크게 불어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빠른 시간에 부자가 되려는 욕구가 커졌다. 이를 노린 사기꾼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 사기 사건은 2019년보다 33% 넘게 증가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지난 3년간 연간 검거 건수가 5배 늘었다.

보이스피싱 소탕작전으로 검거된 이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웨이보 캡쳐]

하지만 이들은 해외로 활동지를 옮기거나, 정부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사기방지 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캠페인을 확산하고 있다. 국가 사기방지센터가 출시한 모바일앱은 올 초 5억회 이상 다운로드수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앱에 올랐다.

문제는 사기방지를 이유로 휴대폰 사용을 추적하고 해외전화를 검열하면서 주민들의 피로감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검열로 블룸버그뉴스를 악성앱으로 분류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의 사기방지 캠페인에서 하루라도 자유로울 수 있는 중국 성인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아파트에는 ‘낯선 사람에게 송금하지 말라’는 포스터가 붙어있고, 버스에서는 ‘사기꾼을 대상으로 전국민 전쟁을 선포하자’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다. 상하이시는 작년부터 14만명의 대학 신입생에게 온라인 사기 방지과목을 의무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산둥성 지난시의 경우 대학생들에게 사기방지 경찰이 소셜미디어에 가입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소셜미디어를 경찰이 감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명분이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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