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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나토 팽창이 낳은 미·러, 재충돌…우크라 사태, 과소평가 말자
동유럽 패권 걸린 승부처
군사대응·제재 모두 애매
긴축 뛰어넘는 증시변수
코스피 2500까지 밀릴수

2020년 12월의 2700선도 위태롭다. 추세가 무너져 기술적으로 2500선까지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리인상과 미·러 충돌 등이 증시에 가격조정(repricing)과 위험회피를 동시에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증시 출렁임은 결과물이다. 중요한 것은 원인이다. 글로벌 질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긴축’ 위험(risk)과 ‘충돌’의 불확실성(uncertainty)=금리정상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의 경제정책 방향 전환이다. 연준이 연간 3~4차례 금리인상에 나서는 것은 충분히 예상한 위험이다. 미국 경제지표는 꽤 탄탄하다. 금리를 찔금 올리고 만다면 오히려 ‘긴축’ 명분이 무색해진다. 미·러 충돌은 펀더멘털과 긴축의 함수를 깨뜨리는 ‘불확실성’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1991년 이후 미국 주도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동진(東進) 끝에 드디어 러시아와 정면으로 마주한 결과다. 지금까지 미국과 러시아(구 소련)의 대립이 직접 교전으로 이어진 적은 없다. 구 소련 붕괴 후 이어진 미국의 단일 패권이 도전 받는 것으로 봐야 한다.

▶순망치한(脣亡齒寒) 러시아=바르샤바조약기구(WTO)가 붕괴된 이후 2004년 옛 소련 연방이던 발트3국(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의 NATO 가입으로 모스크바로 향하는 ‘북쪽 관문’이 열렸다. 우크라이나 주변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발트 3국도 나토에 병력배치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폴란드에서 러시아로 통하는 중앙문은 친러시아 정부인 벨라루스가 막아주고 있다. 하지만 아래쪽 관문인 우크라이나까지 NATO에 가입하면 턱 밑에 칼날이 들어오는 모양이 된다. 우크라이나는 곡창지대이고 부동해(不凍海)인 흑해에 접하고 있어 러시아에 매우 중요하다.

▶‘속전속결’ 노리는 러시아=푸틴 대통령은 서방과의 협상에서 이른바 ‘나토의 후퇴’를 요구하고 있다. 나토의 후퇴는 동유럽의 패권을 러시아에 내주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는 소비에트연방 창설 100주년이다.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와 함께 연방 출범 당시 핵심국가였다. 우크라이나 서부는 폴란드에 가깝지만, 동부는 러시아와 동질성이 높다. 러시아는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를 점령, 친푸틴 정부를 수립하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가 조지아와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도 나토군은 군사대응을 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나토 비회원국이어서 미국과 서방은 군대를 직접 배치하지 못하고 주변국에서 대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러시아가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를 장악한다면 미국과 서방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줄어든다.

▶경제제재 해법 안돼…중국 변수도=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행동을 감행하면 미국과 서방은 경제제재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잠글 게 뻔하다. 미국이 해상으로 천연가스를 나르고 있지만 부족하다. 유럽은 상당기간 추위에 떨어야 한다. 국제시장에서 러시아산 원유거래가 중단되면 국제유가는 급등한다. 물가상승은 각국의 긴축을 강화시키는 재료다.

러시아는 북한과는 차원이 다른 강대국이다. 제재를 하면 경제적 관계가 깊은 유럽도 함께 상처를 입게 된다. 전세계 경제시스템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조지아, 크림반도에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이어진 행보를 보면 서방의 제재는 오히려 러시아가 동유럽으로 군사적 팽창을 강화할 명분만 제공할 수 있다. 지지율 하락 속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치를 바이든 행정부는 더욱 고민이 커지게 된다.

러시아의 서진(西進)은 서방기업의 생산기지화 된 동유럽 경제 생태계에 변수다. 미국 주도의 나토에 의존하며 군비(軍備)를 과감히 줄여왔던 서유럽의 안보 부담도 커진다. 사태가 장기화돼 러시아 견제에 미군 전력이 상당 수가 유럽으로 향하면 중국이 대만해협의 주도권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도 상정할 수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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