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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금리인상기 집값은 정말 하락할까

지난 1월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집값 하락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해 8월, 11월에 이어 세 번째다. 국토교통부는 금리인상을 계기로 주택시장 하향안정세가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 금리와 집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장기 데이터를 토대로 금리상승기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금리상승기는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른다는 관측이다.

집값과 금리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연구가 꽤 많다. 일단 1986년 이후 금리와 집값 변동에 대한 ‘그랜저 인과관계(Granger Causality) 검정과 충격반응’을 분석해보면 집값은 금리인상에 ‘마이너스’ 영향을 보였다. 그랜저 인과관계란 한 가지 변수의 변화가 시차를 두고 다른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뜻한다.

주택시장 순환주기이론인 ‘벌집순환주기론’으로 판단해도 집값은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집값이 5년·10년 등 일정 주기를 거쳐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지금 거래량이 줄고 집값이 보합인 상태는 2국면(호황기)에서 3국면(침체진입기)으로 이행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 측면에서도 지금 집값은 최고점이다. 지금 전국 상위 20% 아파트 평균가격이 12억 원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소득에서 주거비 지출 한계를 대체로 30%로 본다. 이 기준으로 현재 가구소득 5분위(상위 20%) 평균소득으로 원금기준 30년을 모아야 12억원을 넘는다. 소득으로 볼 때도 집값은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집값을 예상하는 게 그리 만만하지 않다. 이런 분석만으로 주택시장이 하향안정될 것으로 판단하는 게 반드시 정확한 것도 아니다. 다른 변수도 많다.

무엇보다 재고 주택이 너무 부족하다. 집값은 임대료, 가격, 건설 공급, 재고라는 4개 변수에 의해 균형이 정해진다. 주목할 점은 주택은 건설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토지 이용이나 도시건축 등에서 요구와 규제가 많고 복잡해질수록 그 기간은 더욱 늘어난다. 이 경우 수요에 비해 재고가 조금만 부족해도 집값은 급등하게 된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의 주택 재고 상황은 매우 불안하다. 단순히 양만 봐도 부족한 상태다. 서울은 더욱 심하다. 가구증가 추세나 OECD 국가의 1000명 당 주택 수와 비교할 때 50만~100만 호 정도나 부족하다. 품질 측면에서도 높아진 수요자의 니즈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왔다. 지난 10여 년간 재개발·재건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주택의 노후화는 심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제 제대로 된 통계를 기반으로 주택재고 상황을 정확히 지켜봐야 한다. 아울러 수요변동에 공급을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어설프고 복잡한 도시건축 규제를 혁신하는 것은 물론, 주택청약 제도와 함께 세제·금융 환경도 대폭 손질해야 한다.

한편으로 기존도심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지역의 경우 지구지정이나 개발계획 등 필요한 절차를 공공이 앞장서서 사전에 진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공급 시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공공 차원에서 필요한 곳에 택지를 미리 준비해두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명교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부회장·부동산학 박사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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