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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에 건넨 카드는?…동유럽 기지사찰·군사작전 제한 등 추정
구체적 내용 미공개…러시아 핵심요구는 거부된 듯
“협상 통한 긴장완화에 무게”…이제 푸틴 결단에 달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서면답변을 전달함에 따라 그 내용과 러시아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에서 이번 문건에 미국이 대화에 열려 있고 외교를 우선시한다는 점을 반영했으며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진지한 외교적 방법을 제시했다면서 공은 러시아 코트에 있고 러시아가 어느 쪽을 선택하든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브뤼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다시 러시아에 손을 내밀어 대화의 길을 통해 정치적 해결과 긴장 완화를 시도하지만,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나토가 제안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서면답변에 관해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미국의 제안이 흑해에서의 대립을 피하는 방법과 미사일 관련 사찰에 대한 양측의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크렘린과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제안에 대해 즉각적인 공개 발언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연방의회 외교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러시아 국영 RIA노보스티 통신에 “러시아가 제안한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러시아를 만족시킬 수 없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서면답변에서 외교적 협상을 통한 해결 의지를 더 명확히 밝히면서도 러시아의 핵심 요구 사항 두 가지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수용할만한 수준의 답변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앞서 미국과 나토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거부할 것과 구소련권 동유럽 국가들에서 러시아에 위협이 되는 탄도미사일 등을 철수할 것을 서면으로 약속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미국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서면답변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거부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거부하면서 동유럽 국가 내 미사일 문제와 흑해 등 이 지역 군사적 긴장에 대해서는 상호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논의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머지않은 시점에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러시아 요구처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확약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안 중 하나는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배치된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 미사일 방어체계는 유럽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것이지만, 러시아는 이곳에서 러시아로 순항미사일이 발사될 가능성이 있다며 철수를 주장해왔다.

또 한 가지 제안은 흑해와 동유럽 지역에서 도발로 비쳐질 수 있는 양측의 군사작전과 기동을 서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 제안을 통해 흑해에 진입해 정찰 활동을 하는 전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 후 흑해를 사실상 지배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해안을 포함한 아조프해 출입을 제한하려 해 왔으나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터키 등 나토 회원국은 물론 친서방 정책을 펴고 있는 구소련권 조지아 등도 흑해에 접해 있어 이곳에는 갈등 위험이 상존한다.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나토의 서면답변 전달은 서방과 러시아 양측이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군사 갈등에 대한 상대의 견해와 원하는 해법을 명확히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상황을 맞았음을 의미한다.

공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 핵심 요구사항을 거부하면서 외교적 해법을 원한다는 카드를 내놓은 서방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떤 카드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을 뒤덮고 있는 전쟁의 기운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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