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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륙부자들 “이민 갈래”...‘제로 코로나’ 과잉 방역에 환멸 [차이나픽]
위챗 '이민' 검색 7배 증가
대상국은 미국, 캐나다 대신 싱가포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도시 봉쇄가 계속되는 중국 상하이의 푸둥 지역에서 12일 보호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주민들에게 배급할 채소 등 식재료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환멸을 느낀 중국 부유층들의 이민 문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경제 수도’인 상하이를 3주째 봉쇄중이며 시안, 정저우 등 주요 도시도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이에 이동의 자유 박탈은 물론이고 먹거리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다.

1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구 2600만명의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이민 컨설팅 문의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FT는 12곳이 넘는 이민 컨설팅업체를 인용해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이후 해외에서 중국인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며 이민 계획을 미뤘던 부유층이 다시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상하이 봉쇄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발 수위가 높아진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감염자 격리시설로 바뀐 중국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의 지난 15일 내부 모습. 도시 봉쇄가 계속되는 상하이의 17일 신규 감염자는 2만2248명으로 11일째 2만 명 대를 유지했다. 이날 상하이에서는 집단 감염이 확인되기 시작한 지난달 1일 이후로 사망자도 3명 처음 보고됐다. [연합]

상하이의 마케팅 연구원 제인 왕은 4주간 격리를 겪은 후 최근 이민을 결정했다. 그는 “먹을 것 없이 집에만 갇혀 있을 것이란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며 “상하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임의로 격리될 염려가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이민 컨설턴트를 하고 있는 제임스 천은 “정부가 계절성 독감보다 조금 더 심각한 질병과 싸우기 위해 사람들의 기본적 욕구마저 희생하도록 만들었다”면서 “우리 고객들은 떠나는 것으로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 소재 이민서비스업체인 QWOS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민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16일 200건이 넘는 상담 요청을 받았다”면서 “지난 몇 주 동안 문의가 너무 많아 제때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두의 이민 관련 업체도 “밀려드는 고객 문의에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있다”며 “지난 몇 달 동안은 그렇게 바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중국 소셜 미디어 위챗에서도 이달 들어 ‘이민’이라는 키워드 검색량이 전보다 거의 7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상하이의 절반 넘는 지역이 봉쇄된 가운데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고립됐던 상하이 한국 유학생이 귀국해 가족과 재회하고 있다.[연합]

현지 이민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과거 인기 이민 대상지였던 미국이나 캐나다 등은 매력이 반감됐다. 이들 국가와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현지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높아진 탓이다. 대신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 중국과 관계가 좋은 국가들이 새로운 인기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로의 이민 계획을 접고 지난주에 싱가포르 체류 허가증을 따낸 베이징 주민 존 리는 “미국 정치인과 언론이 중국에 대해 계속 부정적인 말을 하면 환영받지 못한다”면서 “중국인이 존경받는 나라로 이민가고 싶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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