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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심해에서 만나는 아바타

영화 ‘아바타’가 곧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아바타는 10여년 전인 지난 2009년 말에 개봉됐다. 이영화는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 사고를 다룬 영화 ‘타이타닉’의 감독인 제임스 캐머런이 만든 SF영화다. 영화제목 ‘아바타(avatar)’는 ‘자신을 대신하는 분신’이라는 뜻이다. 아바타는 세계적인 흥행은 물론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1300만명이 넘게 관람한 블록버스터였다. 아바타의 재미에 흠뻑 빠진 많은 사람이 아바타 시리즈 후속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고서야 이제 개봉 소식이 들린다. 2014년 개봉한다던 속편은 2017년에서야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해 이듬해 촬영을 끝냈다. 그런데도 개봉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2021년에는 코로나로 개봉을 다시 연기했고, 드디어 올해 말이면 아바타 속편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아바타 속편인 ‘아바타: 물의길(The Way of Water)’의 배경은 깊은 바다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어떤 해양학자보다도 심해 탐사 경력이 화려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 있게 바다와 심해를 배경으로 여러 편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 타이타닉 영화는 1997년 말에 선을 보였다. 초호화 여객선이 침몰하는 상황에서 우왕좌왕 대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까웠고, 승객을 모두 대피시키고 배와 함께 의연하게 죽음을 맞는 타이타닉호 선장의 책임감에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당시 가장 첨단 기술로 건조된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1912년 처녀항해에서 빙산에 부딪히면서 침몰했다. 북대서양 수심 약 3800m에 가라앉은 타이타닉호를 당시의 탐사 기술로는 수색할 방법이 없었다. 그로부터 70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인 1985년,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의 무인 잠수정 ‘아르고호’를 이용해 심해 속에 침몰해 있던 타이타닉호를 찾게 되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영화 ‘타이타닉’을 만들기 위해 러시아 심해유인 잠수정 ‘미르 1호’와 ‘2호’, 그리고 모선 ‘켈디쉬호’를 임대해 북대서양 수심 3821m에 가라앉은 타이타닉호 선체를 촬영했다. 영화 제작진은 유인 잠수정 내부에서 현창을 통해 촬영했으나 이렇게 찍은 영상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타이타닉호 내부로 들어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했다. 카메라를 티타늄 합금으로 된 케이스에 넣어 심해의 엄청난 수압을 견디게 했으며, 원격 조종이 가능한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 원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성공한 영화로 남을 수 있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세월이 흘러 2012년, 1인승 심해 유인 잠수정 ‘딥시챌린저호’를 타고 마리아나해구를 다녀왔다. 마리아나해구는 지구 바다에서 가장 깊은 곳이다. 잠수정에는 여러 대의 카메라를 비롯하여 생물이나 광물을 채집하는 등 수중작업을 할 수 있는 로봇팔이 달려 있었다. 캐머런 이전에는 1960년 미 해군 소속 심해 유인 잠수정 ‘트리에스테호’를 타고 이 심연에 다녀온 2명이 전부였다. 달에 다녀온 사람이 오히려 더 많았다. 그의 심해 탐사 경험은 아바타 후속편에 반영될 것이다.

아바타 영화 속 설정은 다른 행성에 있는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우주개발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지구에서 얻기 어려운 희귀 자원을 개발하기 위함인데, 바다 속에는 우리가 아직 이용하지 않는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신비에 싸인 심해를 ‘지구 내부의 우주’라 부른다. 심해는 우주만큼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보물창고다. 해양과학자 입장에서 아바타 후속 편에서 바다가 어떻게 다루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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