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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 vs LIV…자존심 대항전 된 US오픈
양 투어 선수들 ‘불편한 만남’ 결과는
LIV 미켈슨 등 17명에 출전권
PGA 잔류 매킬로이 등과 격돌
USGA측, 한 조에 묶지는 않아
로리 매킬로이(왼쪽)와 필 미켈슨 [AFP, 게티이미지]

전통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냐, 신생 투어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냐.

올시즌 PGA 투어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이 갑자기 양 투어의 자존심을 건 각축장이 됐다. 바로 PGA 투어와 사우디 아라비아 자본의 지원을 받는 LIV 골프에서 각각 뛰고 있는 선수들이 US오픈에서 정면으로 맞대결하기 때문이다.

US오픈은 오는 16일부터 나흘 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의 더 컨트리 클럽(파71)에서 펼쳐진다.

지난 9일 논란의 LIV 골프가 개막된 후 처음으로 양 투어의 선수들이 한 무대서 ‘불편한 만남’을 갖게 됐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LIV 골프에 합류한 선수들도 US오픈에 출전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PGA 투어는 LIV 골프로 떠난 소속 선수 17명에 대해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USGA는 “올해 US오픈 출전 자격은 LIV 골프 출범 이전에 결정된 것이다”는 설명과 함께 출전을 허용했다.

이에따라 LIV 골프 출전을 주도한 필 미켈슨과 더스틴 존슨, 케빈 나(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그리고 LIV 골프 합류를 밝힌 브라이슨 디섐보와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등이 이번 대회에 모두 출전한다. 미켈슨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때문에 이번 대회 우승컵을 ‘누가’ 차지하느냐보다 ‘어느 투어에서’ 가져가느냐가 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LIV 골프 출범을 즈음해 서로를 향해 “반(反)인권국의 돈을 좇는 배신자” “PGA 수뇌부에 세뇌당했다”고 날을 세운 선수들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치는 것이다.

장외 충돌은 이미 시작됐다. LIV 골프 런던 개막전서 챔피언 샬 슈워츨(남아공)이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 상금 475만 달러(약 60억8000만원)를 벌어들이며 세계 골프계가 들썩이자, PGA 투어 잔류파 ‘선봉’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같은 기간 열린 PGA 투어 RBC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하며 따가운 일침을 날렸다.

매킬로이는 우승 직후 “PGA투어에서 우승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오늘 8언더파를 쳤는데도 가까스로 우승했다. PGA투어 선수들의 재능은 정말 대단하다”며 한물 간 선수들을 영입한 LIV 골프를 우회 저격했다. 그러더니 “통산 21승으로 ‘그 누군가’보다 1승 더 많아졌다”며 LIV 골프 수장 그렉 노먼(통산 20승)을 직격했다. 다만 매킬로이의 우승상금(156만6000달러)은 슈워츨이 가져간 상금의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한편 ‘배신자 낙인’이 찍힌 미켈슨은 14일 US오픈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신을 향한 비판을 정면돌파했다.

미켈슨은 PGA 투어에서 계속 뛰고 싶다면서도 LIV 골프 출전의지를 확실히 밝혔다. 그는 “30년 동안 PGA투어에서 뛰었고 거기서 이룬 성취 덕분에 평생회원 자격을 따냈다. 평생회원 자격을 고수하겠다. 어떤 대회에 나가고 어떤 대회에 나가지 않을지는 내가 결정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켈슨은 9·11 테러 유가족들이 ‘테러 배후국이 개최한 경기에 참가한 것은 조국에 대한 배신’이라는 비난에 대해 “테러로 사랑하는 사람, 친구를 잃은 모든 이들의 슬픔에 공감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답변으로 대체했다.

대회 주최측은 조편성에서 상대를 강하게 비판한 선수들끼리는 함께 묶지 않았다. 미켈슨은 LIV 골프에서 같이 뛰는 루이 우스투이젠(남아공)과 한 조에 편성됐고, ‘반(反) 사우디’ 대표주자 매킬로이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잰더 쇼필레(미국)와 동반 플레이한다. 디펜딩챔피언 존 람(스페인)은 콜린 모리카와(미국)와 한 조에 속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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