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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외국인 우리 증시 탈탈 터는데…공매도 제한 없다(?)
2020년 3월 보다 충격 더 커
외국인 집중 공매도가 주원인
PBR 0.8배 2000까지 밀릴수
국민 자산 타격…안정책 시급

2020년 3월 13일 정부는 6개월간의 공매도 금지를 발표한다. 코로나19 창궐로 코스피가 연초대비 19.5% 하락하던 때다. 당시 코스피 종가는 1771.44로 연초대비 시가총액 282조원이 증발한 시점이다. 이후 코스피는 더 하락해 1주일 후 1439까지 추락한다. 증발된 시총은 최대 493조원까지 불어난다. 다른 요인들도 있었겠지만 공매도 금지 2주차 이후 낙폭 줄고 반등이 이뤄졌다. 2021년 5월 3일 공매도가 재개된 날 코스피는 3127이었다.

지난 20일 코스피 24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저가는 2372로 연초대비 21%나 낮다. 올들어 이날까지 증발한 시총만 322조원이다. 2020년 공매도 금지 조치 때보다 더 큰 충격이다. 4월 이후 이날까지 누적공매도는 25조원을 넘어 2020년 1~3월(25조5720억원)과 비슷하다. 2020년 공매도는 외국인(13조)과 국내 기관(12조)의 합작이었다. 이번에는 외국인 공매도가 18조원 이상이고 국내 기관은 6조원 대에 그친다.

지난 14일부터 코스피가 2500 아래로 떨어지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깨졌다. 코스피 기업들의 미래 순자산 가치가 지금보다 못할 것으로 시장이 본다는 뜻이다. 2018년 4분기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즉 경기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2019년 8월 코스피 PBR은 0.8배까지 하락한다. 코로나19 쇼크가 강타한 2020년 3월에는 최저 0.6배까지 추락한다. 우리 증시가 PBR 1배를 하회할 때마다 이를 주도한 것은 공매도다. 지난 20년간 코스피 평균 PBR은 1.18배 수준이지만 2400도 깨진 현재는 0.94배다. 과거 위기 때처럼 PBR 0.8배까지 떨어진다면 지수는 200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

올해 글로벌 증시(MSCI AC) 최대 하락폭은 -23.06%로 2020년(-32.95%)의 3분의 2에 달한다. 나스닥 하락폭은 -32.85%로 2년여 전(-26.64%)보다 더 깊다.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계속되는 중이다. 증시가 더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추가하락이 현실화된다면 외국인 공매도가 주도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21일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관련 내용은 현재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역내 외환시장을 24시간 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시장접근을 자유롭게 해야한다. 공매도 금지는 자칫 중대한 결격사유가 될 수 있다. 공매도는 시장의 합리적 가격발견이라는 순기능이 있다. 위험 관리에도 유용하다. 하지만 국내 공매도 제도는 문제점이 많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금융위도 개선 필요성을 인정할 정도다.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긴 호흡으로 주식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내달부터는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된다. 아무래도 더 많은 국민 노후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대책이 없다면 국민 자산이 ‘불공정한’ 공매도 제도에 희생당할 수도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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