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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비 상승’ 원베일리, 1700억 ‘고터’앞 상가 통매각
“제2 둔촌주공 피하자” 반포 노른자위의 재건축 숨통틔우기
시공비 급등 여파 삼성물산으로부터 증액 요구
조합, 분담금 줄이려 보유상가 팔기로…결과 주목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

서울 서초구의 주요 대규모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 조합이 최대 2000억원에 달하는 서울 고속터미널 앞 단지 보유 상가의 통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최근 시공사인 삼성물산으로부터 14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 증액을 요구받은 조합이 보유 상가 통매각을 통해 확보된 운영 재원으로 조합원들의 분담금 상승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시공비 급등의 여파로 조합이 상가 통매각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한 차례 공사 중단을 겪은 바 있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는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통해 제2의 ‘둔촌주공 사태’를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원베일리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의를 열고 ‘근린생활시설 일괄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회의에 참석한 대의원 110명 중 해당 안건에 찬성한 대의원은 모두 87명으로, 반대(23명)를 압도했다. 조합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조합원에게 이미 분양한 물량을 제외한 상가 132개 호실을 개별 일반 분양하지 않고 한 사업자에게 통매각하기로 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통매각에 나설 경우, 132개 호실의 조합원 분양가(1553억원)보다 10% 이상 높은 금액인 1744억원에 입찰이 시작될 예정으로, 경쟁입찰이기 때문에 수익은 최소 2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한 사업자에게 통매각하기 때문에 빠르게 현금을 확보하면서 혹시 모를 미분양 사태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이 일반 분양을 포기하고 상가 통매각에 나선 데는 최근 급등한 시공비 등으로 전체 사업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최근 삼성물산으로부터 기존 공사비의 10%에 달하는 1400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 요구를 받았는데, 늘어난 공사비만큼 조합원 분담금이 상승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로 인한 조합 내 갈등이 확대될 경우 자칫 둔촌주공 사업지와 같은 장기간 공사중단 사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조합은 이 같은 이유로 최근 추가 수익 확보를 위한 여러 방안을 고심해왔다. 앞서 지난 2019년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우회하기 위해 아파트 일반 분양분 전체를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통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조합은 상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추가금을 얹어 아파트를 분양하고 대신 상가를 확보했는데, 이번에 통매각을 통해 이를 추가 수익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조합 관계자는 “당시 상가 조합원에게 아파트를 분양하며 120억원의 추가 수익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사업비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조합은 공사비 증액분 확보와 함께 증액 검증 작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합 내부에서 상가 통매각에 반대하는 의견이 노출되고 있는 점은 변수다. 고속터미널과 마주 보는 서울 내 알짜배기 상권에 위치한 대형 상가인 만큼 일반분양을 통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비업계 내에서도 원베일리 상가 분양에 대해 “분양 초기에는 물량이 많아 일부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며 “조합이 시공비 등 당장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선택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원베일리 조합원은 “조합은 과거 헬리오시티에서와 같은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우려하고 있지만, 상권이 다르고 상가 가치도 조합원 분양가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상가의 시장가치를 생각하면 앞으로 예정된 총회에서는 더 다양한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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