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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억2000만원 지원으로 어림없어요”…전세임대 절반이 계약포기 [부동산360]
지난해 전세임대 계약안내 통보 대비 계약률 51.0%
서울은 45.6%…절반 넘는 입주대상자가 계약 포기
전셋값 대비 낮은 지원한도 등으로 주택 물색 어려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주택가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해 전세임대주택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국민 2명 중 1명은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주거지원이 절실해 입주를 신청하고도 마땅한 집을 찾지 못해 입주권리를 내던지고 있는 셈이다. 전세가격 대비 낮은 지원한도에 접근 가능한 주택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고 권리분석, 법무사 동행 계약 등 절차적 번거로움이 있어 계약 성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세임대주택은 입주자가 주택을 고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입주자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해주는 공공임대주택이다.

13일 국회예산정책처, LH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임대주택 계약안내 통보 대비 계약률은 51.0%로 집계됐다. LH가 입주대상자로 선정해 계약안내를 통보한 건수가 총 7만3313건이었는데 실제 계약체결까지 이어진 건 3만7412건에 불과했다. 입주대상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공급 목표 달성률이 93.5%라는 점을 고려하면 LH가 계약을 포기한 입주대상자 대신 추가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는 의미로 읽힌다.

유형별로 보면 일반 전세임대주택의 계약안내 통보 대비 계약률이 48.1%로 가장 낮았고 청년 유형과 신혼부부 유형이 각각 51.5%, 54.3%였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계약률이 45.6%로 전국 평균 대비 5.4%포인트 낮았다.

계약률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전세임대에 적합한 주택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세의 월세화로 전세물건이 줄었고 몇 년간 전셋값이 급등해 지원한도에 맞는 주택은 드문 실정이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일반·청년 전세임대 지원한도는 1억2000만원이고 신혼부부의 경우 1유형이 1억3500만원, 보증금 부담이 큰 2유형이 2억4000만원까지 각각 한도를 두고 있다. KB부동산 집계 기준 지난달 수도권 주택의 평균 전셋값 3억7836만원과 격차가 크다. 연립주택만 봐도 평균 전셋값은 1억7825억원 수준으로 대부분의 지원한도를 넘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전세임대 지원한도와 실제 전세가격 간 격차가 클수록 입주대상자는 계약을 포기하거나 교통·거주환경 등이 열악한 지역에 거주하거나 추가 부담금을 통해 전세계약을 체결하는데 추가 부담의 여력이 없으면 계약 포기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전세임대 진행 시 권리분석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 계약체결 시 LH 측 대리인인 법무사, 집주인, 본인, 부동산 중개인 등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점 등이 임대인의 계약 거부, 중개인의 미협조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올해 전세임대 공급 실적은 비교적 선방하는 분위기다. LH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년층에 공급된 전세임대주택은 1만2371가구로 약 1조1634억원의 전세임대기금이 지원됐다. 7개월 만에 올해 목표(1만3000가구)를 거의 채웠다. 다만 일반·신혼부부 유형의 경우 각각 5055가구, 4201가구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올해 공급목표의 61%, 5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그러나 입주대상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는 올해도 줄 잇고 있다. 올해 초 계약안내를 통보받은 한 신혼부부는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다가 경기도 수원으로 이첩까지 했지만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그들은 “들어갈 집이 반지하 말고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노모와 살고 있는 김 모씨도 “지원대상자로 선정되기는 했는데 매물도 없고 지원금도 1억2000만원 밖에 안 돼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LH 관계자는 “입주자 지원이나 지원금 상향 등을 통한 계약률 제고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에서 예산 확보 등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개선안이 하루빨리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측은 “적정 주택 물색에 대한 어려움으로 계약을 포기한다면 취약계층에 주거안정을 지원하고자 하는 제도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며 “주택도시기금 여력과 입주자 부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효과성 제고 방안을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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