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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한 몸’ 개발자 몸값 뚝뚝...빗장 닫은 한국 실리콘밸리
‘부메랑’이 된 경쟁적 연봉인상
꽁꽁 얼어붙고 있는 IT업계 채용시장
고용부담 작은 ‘인턴 채용’으로 대체
기업 “인력충원 제한, 인건비 효율 집행”
국내 IT업계에 채용 한파가 매섭다. 불과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IT업계 인력 확보 경쟁이 불붙으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연봉을 인상, 억대 연봉 개발자가 수두룩했다. 하지만 불과 반년 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일대 모습(위쪽)과 판교에 있는 한 게임사 건물에 직원이 들어서고 있다. 성남=임세준 기자

“수천만원씩 더 받고 골라서 이직했지만, 반년 만에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IT 개발자)

“수천만원의 연봉 인상, 인센티브 지급은 옛말이 됐다. 채용도 줄여야 할 판이다.” (IT업체 인사담당자)

국내 IT업계에 채용 한파가 매섭다. 불과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IT업계 인력 확보 경쟁이 불붙으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연봉을 인상, 억대 연봉 개발자가 수두룩했다. 하지만 불과 반년 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글로벌 거시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하며 기업들이 채용 빗장을 걸어 잠갔다. 경쟁적으로 시행했던 개발자 연봉 인상이 인건비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급기야 개발자 의존도가 높은 게임사들은 정규직 신입사원보다는 상대적으로 고용 부담이 덜한 인턴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채용 빗장 닫은 IT기업들...고용 부담 작은 인턴만 시한부 채용=IT기업들은 정규 채용 대신 고용 부담이 없는 인턴 채용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이달 초 2022년 채용연계형 인턴을 모집했으며, 넥슨 역시 최근 넥슨컴퍼니 채용형 인턴십 프로그램 ‘넥토리얼’ 모집을 마감했다. 그 밖에 웹젠과 위메이드플레이도 정규 채용 대신 하반기 인턴십 프로그램을 모집했다.

지난해만 해도 IT기업들마다 수천만원의 연봉 인상, 인센티브 지급 등을 내걸며 개발자 채용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채용을 중단하거나 크게 줄였다. 대신 고용 부담이 작은 인턴을 모집해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다. 채용연계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짜리 ‘시한부’ 채용이 대부분이다.

▶연봉인상 릴레이 ‘부메랑’...억대 몸값 옛말=IT업계 고용 한파는 예견된 일이다. 과도한 연봉 인상 경쟁을 벌이며 ‘인건비 부메랑’을 맞았다. 지난해 전 직원 연봉 800만원을 인상했던 넷마블은 올해 그룹차원에서 인력 충원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이고, 엔씨소프트도 인건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2분기 인건비는 2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두 자릿수를 자랑하던 임금 상승률도 올해는 물가 상승률만 못한 상황이다. 취업플랫폼 원티드가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에 등록된 이직 개발자의 연봉을 분석한 결과, 평균 임금 상승률이 5.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임금 상승률(12.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은 물론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6.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개발자 임금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12~13년차 팀장급 개발자 연봉 상승률은 1.1%로 이직 개발자 평균에 턱없이 못미쳤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임금 상승률은 15.5%였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수천만원의 연봉 인상, 인센티브가 보장됐던 개발자 이직 사례도 크게 줄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이직은커녕, 인력 감원 해고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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