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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한 후기, 국제교류 활발..함평 표산고분군서 유리옥, 가야-중국계 유물 출토
장고형 고분 군집 이룬 유일한 곳
“마한 유적 많은 함평 백제화되는 시기”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에 대한 9개월 간의 2차 발굴조사에서 유리옥과 은으로 만든 장신구, 가야계, 일본·중국계 유물 등이 발굴됐다고 22일 밝혔다. 한반도 남부지역이 다양한 문화의 교류지였다는 점을 추정케 한다.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은 1984년에 도굴된 상태로 처음 알려진 고분군으로, 구릉 정상부에 장고분인 1호분을 포함해 총 15기의 고분이 모여 있다.

이 고분군은 영산강유역에 분포하는 장고분(장고 모양을 닮은 고분) 중에 유일하게 군집을 이루고 있고 옹관 핵심 분포권인 나주 복암리 고분군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장고분은 사다리꼴(方部)과 원형(圓部)을 붙여놓은 형태로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 전방후원형 고분, 장고형 고분으로도 불리는 무덤 형태이다.

함평 표산고분군
표산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함평 마산리 고분군 내에 분포하는 개별 고분들의 구조와 축조방법, 조영 순서를 밝혀 유적 경관을 복원하고,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연차적으로 정밀발굴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서는 1호분(장고분) 봉분과 함께 고분 주위 도랑시설의 형태 및 1호분과 인접한 4호분·5호분·6호분의 구조와 축조방법을 확인하는 성과가 있었으며, 유리옥과 은으로 만든 장신구, 일본·중국계 유물 등 새로운 자료들도 확보했다.

1호분은 봉분을 비롯한 고분 구조가 비교적 잘 남아있었다. 봉분 규모는 길이 46m, 너비 14~28m, 최대높이 6.2m 내외이며, 평면은 장고 모양으로, 외곽을 따라 방패모양 도랑을 둘렀다. 고분 위에는 돌을 얇게 깐 시설과 사다리꼴 분구에 오를 수 있는 출입로를 갖췄으며, 이러한 시설들은 각각 인근의 함평 신덕고분과 광주 월계동 장고분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매장시설은 길이 5.3m, 너비 2.8m, 높이 2.9m인 사각형 널방(무덤 속의 주검이 안치되어 있는 방) 가운데에 길이 3m 내외의 입구가 달린 돌방 구조로, 전문도기(錢文陶器:표면에 동전모양 문양이 새겨진 중국 도자기), 뚜껑 있는 접시와 제사용 그릇받침 등이 출토되었다.

6호분 매장시설

1호분 주변에 조성된 4·5·6호분은 1호분과 달리 평면이 원형이며, 외곽을 따라 도랑을 둘렀다. 고분 규모는 각각 직경 10m~13m 내외의 소형이며, 세 고분 모두 도굴로 인해 매장시설이 완전히 파괴되었거나 일부만 잔존한 상태로, 매장시설의 구조는 사각형 널방 가운데에 입구가 있는 돌방이다.

특히 1호분의 장축선상에 위치한 6호분의 고분 배치 형태는 함평 신덕고분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 배장묘(중앙 무덤 곁에 만드는 종속적 무덤)의 성격으로 추정된다. 또한 돌방(석재를 쌓아 만든 무덤의 매장시설 ) 입구 주변에 토기를 세우고 함께 묻어 제사를 지낸 흔적도 조사되었다.

유물은 고분 주위 도랑 시설, 뚜껑 있는 접시와 제사용 그릇받침, 전문도기, 수혜기(須惠器:가야 영향을 받은 토기)계 항아리, 은 장신구, 유리 옥 등이 출토되었다.

이번 조사는 마한 유적이 밀집한 함평 일대가 웅진기 후반~사비기 초에 백제화되는 과정에서의 변화 양상과 대외교류상을 종합적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이어질 학술조사를 통해 유적의 성격을 보다 명확히 밝히고, 고대 영산강유역 세력의 변화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는 24일 오전 10시 30분 현장설명회를 연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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