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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한말 은제이화문화병 日시계점 것..문화재 말소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은 국가등록문화재 2009년 10월 12일 등록된 은제이화문화병(銀製李花文花甁)에 대해 ‘이왕직미술품제작소가 아닌 일본 도쿄의 고바야시토케이텐의 제품임이 확인되어 등록을 말소함’이라는 2023년 2월 3일자 관보 공고를 냈다고 7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은제이화문화병 바닥 면의 '小林(고바야시)' 압인(押印·도장 등을 찍음)은 일본 도쿄의 고바야시토케이텐(小林時計店) 제품임이 확인돼 등록을 말소한다"고 밝혔다. 고바야시토케이텐은 과거 일본의 유명한 시계점이자 미술품제작소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중반부터 1943년까지 도쿄에서 영업하며 시계 외에도 은 제품이나 장신구 등을 제작했다. 궁내성(宮內省)을 비롯한 각 관청 등에 물건을 납품하기도 했다고 한다.

문제가 된 은제이화문화병은 1910년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로,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다.

이 유물은 목이 길고 몸통 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를 지녔는데, 몸통 중앙에는 대한제국의 황실 문장인 오얏꽃(李花·이화) 문양이 붙어 있다.

문화재청은 2009년 이 유물을 등록문화재로 올리면서 왕실에서 사용하는 공예품을 제작하기 위해 설립된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1910년대에 제작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문화재 현장에서는 이 유물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 아랫면에 고바야시를 뜻하는 압인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오얏꽃 문양(이화문)을 가진 공예품은 일단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만들었다고 보는 시각을 비판하는 의견도 적잖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밀 확인 결과 ‘이화문이 있는 공예품’은 ‘이왕직미술품제작소 제작품’이라는 잘못된 인식에 따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한 명백한 오류가 확인돼 이번에 말소된 것이다.

등록 당시 문화재위원과 전문가들은 유물의 형태, 보존상태, 제작 기법 등을 현장 실사했으나 고바야시 압인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문화재 공공 감정 전문가로서의 위신이 훼손되고 말았다.

이 제품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다. 폐기 까지 할 것은 아니고 문화재 보관이 아닌 제품 소장으로 변하게 됐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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