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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있어도 다 못 사던 테슬라”… 서학개미 계획투자 막던 ‘가환율’ 사라진다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
시장환율보다 가환율이 5% 가량 높아
1000만원 환전해 테슬라 주식 매수시
가환율 38주-매매 기준율은 40주 가능

정부,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 시행땐
서학개미·외국인 투자자 불편 해소 기대

[123rf]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 직장인 A씨는 테슬라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에서 1000만원을 환전했다가 깜짝 놀랐다. 시장환율보다 비싼 ‘가환율’이 적용돼 예상보다 300달러가량 적은 돈이 계좌에 입력됐기 때문이다. 차액은 다음 날 외환시장 시작 후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A씨는 예상보다 2주 적게 매수해야만 했다. 테슬라 주가가 하루에도 10%씩 거뜬히 뛰는 걸 고려하면 불편함이 크다며 A씨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가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는 이 같은 서학개미의 ‘가환율’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와 함께 마감했던 외환시장이 해외 증시 개장 시간에도 열리면서 실시간 환율로 환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계획보다 매수 규모가 줄어드는 불이익은 감소할 전망이다.

정부는 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수준의 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7월을 목표로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해외 영업시간인 익일 2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추후 은행권 준비와 시장 여건을 고려해 24시간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행 외환시장은 국내 증시와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 마감 후 국내 증시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투자자와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모두 환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국내 투자자의 경우 미국 증시 정규장 시간 동안 시장 환율보다 높은 가환율이 1차 적용된 뒤 다음 날 국내 외환시장 개장 이후 실제 환율로 정산을 받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이로 인해 실제 보유 자산보다 적게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불이익이 있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날 적용된 원달러 가환율은 1326.89원으로 전날 종가인 1260원과 비교하면 5.31% 높다. 1000만원을 환전해 테슬라 주식(6일 종가 기준)을 매수할 때 가환율 적용시 38주가 최대다. 반면 매매기준율을 적용하면 40주까지 매수 가능하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야간 시장에도 시장 환율로 환전할 수 있으며, 계획에 따른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음 날 정산 절차 역시 필요가 없어진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투자도 용이해진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한국 시간으로 새벽 발생한 이슈에 대해선 환전을 통한 즉각 대응이 어려웠다.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를 통해 원화 매입 환율을 미리 확정하더라도 주식 매수를 위해선 원화 현물이 필요해 외환시장 개장 후 추가적인 현물환 거래가 필요했다.

또한, 외환시장이 개방된 다른 선진국과 달리 원화 거래는 국내 금융기관과만 거래할 수 있어 불편을 겪어왔다. 제도 개선으로 앞으로는 시간 제약 없이 환전할 수 있으며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한 글로벌 은행과도 거래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제도 개선에 따른 기대 효과로 “글로벌 투자자의 외환시장 접근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 국내 자본시장과 금융산업의 발전을 촉진한다”며 “외국인의 원화거래 불편이 대폭 해소되면서 원화자산 투자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진출한 국내 기업·기관뿐 아니라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개인 등도 해외 영업시간에 자유롭게 환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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