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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행저조 우려’ 국민의힘 전당대회, 재미있어졌다[이런정치]
친윤계, 최고위원 컷오프서 고배…이준석계 전원 본선행
인지도·전략투표 등 영향 미친듯…‘양강’ 金·安 대응 잰걸음
내주 TV토론서 격돌 전망…“이준석 돌풍 재현될수도”
유흥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3차 전당대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흥행 저조’ 우려를 낳았던 국민의힘 3·8전당대회가 변곡점을 맞았다.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친윤계 최고위원 후보가 다수 고배를 마시며 예측을 빗나갔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표심이 연계돼 있는 만큼 다음주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TV토론을 앞두고 후보들 간 신경전도 거세질 전망이다.

1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본선 진출자를 정하는 컷오프 여론조사 결과 당대표 후보에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대표가 올랐다. 최고위원 후보군에서는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 김용태·김재원·정미경 전 최고위원, 민영삼 전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국민통합특보, 조수진·태영호·허은아 의원이 본선행 티켓을 쥐게 됐다. 청년최고위원에는 김가람 대통령직인수위 청년기획위원, 김정식 터닝포인트 대표, 이기인 전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청년본부 수석대변인,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올랐다.

컷오프 여론조사는 지난 8~9일 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득표율과 그에 따른 순위는 공개되지 않는다.

친윤 국회의원 탈락·비윤 입성…본선行 최고위원 지각변동

당대표 후보군에서는 당초부터 본선 진출이 유력했던 4인이 본선에 올랐다. 앞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친윤계의 지지를 받는 김기현 의원과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안철수 의원이 양강구도를 이어왔다.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이준석계 천하람 위원장, 마찬가지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황교안 전 대표가 꾸준히 순위권에 들었다. 조경태·윤상현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본선행 티켓을 쥔 최고위원 후보 8인을 놓고선 친윤계와 비윤계의 희비가 교차했다. 친윤계에서는 박성중·이만희·이용 의원이 탈락하고, 조수진 의원만 컷오프를 통과했다. 박성중·이만희·이용 의원은 모두 당 내 친윤계 모임인 ‘국민공감’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용 의원은 지난 대선 윤석열 당시 후보의 수행실장을 맡아 초선의원 중에서도 친윤 핵심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반면 천 후보와 함께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과 허은아 의원은 나란히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청년최고위원 후보 4인에는 친윤 후보인 장예찬 이사장과 이준석계인 이기인 전 수석대변인이 포함됐다.

최고위원 결과와 관련해서는 우선 인지도 등 후보 경쟁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사평론가로 잘 알려진 김병민 전 비대위원,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태영호 의원, 각각 3선·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재원·정미경 전 최고위원의 본선 진출이 그 사례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탈락한 친윤계는) 친윤을 자처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다”며 “소위 윤심 팔이가 (당대표가 아닌) 저변까지는 통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 결집 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선거는 1인당 2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전통 보수 지지층의 표가 다수의 친윤계 후보에게 갈린 것과 달리 이준석계는 비윤 지지층의 표가 쏠리면서 출마자 전원이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게 됐다.

민영삼 전 특보는 강성 보수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 전 특보는 구독자가 112만명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따따부따’의 고정 패널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이뤄진 후보자 자격심사에서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등 극우 유튜버들이 탈락한 것도 강성 보수 지지층의 표 결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친윤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이준석 사태’ 이후 당헌·당규를 개정해 선출직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이 사퇴 또는 궐위하면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당대표가 최소 2인의 최고위원을 자신의 편으로 확보해야 안정적인 최고위 운영이 가능한 체제다.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논란이 번질 정도로 친윤계가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로 지원하는 상황에서 ‘견제 가능한’ 최고위원 구성을 염두에 둔 전략투표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1표는 친윤, 1표는 비윤에게 주는 전략투표가 컷오프에서부터 이뤄졌다면 본선에서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김병민(왼쪽부터), 민영삼,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유흥수 선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허은아, 김태호, 김재원, 조수진 최고위원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
당권주자 TV토론 시작…과거 발언 검토·네거티브 대응 등 준비 나서

다음주에는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당대표 후보 TV토론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지게 된다. 합동연설회는 13일 제주, 14일 부산·울산·경남을 시작으로 3월2일 수도권까지 권역별로 이어진다. 당대표 후보 TV토론은 15일과 20일, 22일, 3월3일 네 차례 진행된다.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은 27일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토론을 치른다.

TV토론에서는 당권주자들이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계의 약진은 두드러진 반면 친윤 표심이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은 컷오프 결과에 따라 당권주자 경쟁에 불을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컷오프 결과 발표 직후 김기현 의원은 ‘긴급 일정 조정’ 공지를 통해 캠프를 독려 방문했고, 안철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재차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후보들도 TV토론 준비에 한창이다. ‘고(故) 신영복 존경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십자포화를 받았던 안 의원은 네거티브에 대응하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네거티브 관련 대응은 당연하다”며 “대선 등 전국 단위 선거를 통해 토론 경험이 많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의원 측도 과거 발언을 전면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는 김 의원이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주자였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햇볕정책 계승’ 주장을 감쌌던 점을 언급한 바 있다.

TV토론에서도 이준석계의 존재감이 드러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천하람 위원장이 TV와 라디오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 당 관계자는 “TV토론에 있어서는 준비된 인물”이라며 “직전 전당대회에서 있었던 ‘이준석 돌풍’이 다시 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천 위원장은 황교안 전 대표를 향해 TV토론 외 추가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천 위원장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후보님 부정선거와 관련해 함께 토론할 것을 요청드린다”며 “유튜브를 포함해 황교안 후보님이 지정하는 채널에서 한 번, 제가 지정한 채널에서 한 번,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총 2번의 토론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에 황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좋다”고 화답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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