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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때 강동원도 썼는데” 20년만의 ‘퇴출’에 분노 폭주
코원플레이가 과거 선보였던 MP3 ‘아이오디오(iAudio)9’.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뜬금없이 거래정지되고, 몇 년 동안 질질 끌더니 결국 상폐. 진짜 용서가 안 된다”(네이버 종목토론방)

2000년대 MP3플레이어와 PMP로 이름을 알렸던 IT기업 코원플레이가 결국 고비를 넘지 못하고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지난 2003년 7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지 20년 만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달 30일 코원플레이를 상장폐지하기로 했다. 21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이 기간 코원플레이 주주들에겐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정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 이른바 ‘눈물의 고별세일’이다. 이때 처분하지 못하면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된다.

앞서 코원플레이는 지난 2021년 1월 4일부터 2년 넘게 거래정지에 묶여 주주들의 애를 태워왔다.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하는 온라인게임 ‘해전1942’, ‘해전M’ 퍼블리싱 계약이 2020년 12월 31일부로 종료되면서 매출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06년 MP3 플레이어와 PMP, 전자사전을 결합해 선보인 코원의 ‘D2’. [유튜브 'AVING']

작년 3분기에는 매출액이 1억7470만원에 그치면서 ‘분기 매출액 3억원 미달’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되는 등 악재의 연속이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작년 12월 28일 코원플레이의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올 1월부터 정리매매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원플레이는 서울남부지법에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법원이 이달 17일 코원플레이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비로소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서울회생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회생절차도 실패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달 7일 코원플레이의 회생절차 폐지를 알렸다. 법원은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가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보다 크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코원플레이가 1월 27일까지 약속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코원이 배우 소지섭을 모델로 기용해 선보인 광고. [온라인 커뮤니티]

거래정지 2년간 묵묵히 기다렸던 주주들은 회사를 향해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이럴거면 뭐 하러 회생신청하면서 질질 끌었나”, “더 이상 주식계좌에서 보고 싶지 않다”, “정리매매로 50만원이라도 건졌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다.

코원플레이의 전신 코원(COWON)은 2000~2010년 MP3플레이어와 PMP 명가로 이름을 알렸다. 첫 MP3 브랜드였던 ‘아이오디오(iAudio)’가 대표적이다. 2006년 MP3플레이어와 PMP, 전자사전을 결합해 선보인 ‘D2’는 코원에 전성기를 가져다준 제품으로 꼽힌다.

2012년 PMP ‘R7’는 출시 한 달 여 만에 초도 생산물량 1만대가 모두 판매되며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을 제외하면 국내 PMP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다.

광고모델도 화려했다. 배우 이준기가 출연한 TV 광고로 눈도장을 찍었고, 이후 소지섭과 강동원을 내세우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코원플레이가 과거 선보였던 MP3 ‘아이오디오(iAudio)9’. [코원 아이오디오 광고 캡처]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코원의 MP3와 PDP는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신사업 모색에 안간힘을 쓰던 코원은 2012년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6년엔 중국 게임사 신스타임즈에 인수되며 모바일게임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 사이 대주주가 여러 번 바뀌고 사명도 ‘코원시스템→신스타임즈→네스엠→씨오더블유오엔→코원플레이’로 변경되는 등 수난이 지속됐다.

한편, 코원플레이는 오는 31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장명진 코원플레이 대표이사와 황성규 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의결에 나선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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