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피고인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계곡 살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해(32) 씨와 공범 조현수(31) 씨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 씨와 조 씨는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24일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 박원철 이의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사람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판단해 피고인들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씨는 내연남인 조 씨와 함께 2019년 6월30일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 씨를 구조장비 없이 4m 높이 바위에서 3m 깊이 계곡물로 뛰어들게 해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됐다. 윤 씨는 수영을 못함에도 계곡에 뛰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가 피해자 윤 씨를 심리적으로 지배(가스라이팅)해 물에 뛰어들게 했다는 것이 검찰 주장이다.

이은해와 남편 윤모 씨[온라인 커뮤니티]

이 씨와 조 씨는 살인 외에 2019년 두 차례 복어 피를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트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윤 씨 명의로 가입한 생명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함정을 파놓고 피해자가 함정에 빠지게 지속적으로 시도해 결국 함정에 빠지게 만든 것"이라며 "단순히 구조하지 않고 방치한 것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윤 씨의 누나도 "불행하고 짧은 생을 마감한 제 동생의 한을 풀어달라. 억울함이 풀릴 수 있도록 엄벌로 다뤄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왼쪽)·조현수(30) 씨가 지난 4월 19일 오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이 씨는 최후진술에서 "고작 돈 때문에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정의이고 저 같은 못된 사람에게도 해도 되는 것이라면 꼭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조 씨 역시 "저체온증에 걸릴 때까지 구조 활동을 했다"며 "살인미수나 살인 혐의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로 항소심 재판을 마무리 짓고 4월 12일 선고하기로 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이 윤 씨를 구조하지 않은 데 따른 간접 살인 혐의만 인정했지만, 죄책은 무겁다고 판단해 이 씨에게 무기징역, 조 씨에게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각각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