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임명장을 받은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대통령실은 전날 있었던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의 전격 사퇴와 관련해 “하나하나의 사건으로 인해서 어떤 큰 인사가 나는 건 아니고 큰 흐름에서 이런 변화가 왔다”고 30일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인사와 관련해서 디테일이라든지 어떤 사건이라든지 그런 측면에서도 볼 수도 있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좀 더 큰 흐름에서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며 “어제 김성한 전 실장이 퇴임사에서 밝힌 내용을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김 실장은 교수 출신으로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설 때 ‘한미동맹 우선’,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외교 방향을 세웠다”며 “그 방향을 세워서 어느 정도 기틀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 한미일 협력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조금 더 외교적인 디테일을 가미하는 데는 학자 출신보다는 현장에서 외교 했던 경험이 있는 조태용 실장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흐름 속에서 안보실장 자리에 변화가 왔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유능한 외교관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가장 적합한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미 대사로서 한미 관련된 현안을 다뤄오면서 특히 이번 방미 관련해서도 쭉 팔로업을 해 왔기 때문에 이번 국빈 방문과 관련해서는 외교적으로 조금도 허점이라든지 이런 게 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김 (전) 실장께서 어제 사퇴사에서도 밝히셨지만, 정부의 외교의 큰 틀을 초기에 잘 잡았고, 1년 동안 수행을 했고, 그리고 원래 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쳤기 때문에, 또 1년간 정부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학교로 돌아가서 후학을 가르친다면 더욱더 훌륭한 강의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같이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 안팎에선 김 전 실장의 사퇴를 두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 조율 과정에서 불거진 실책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거란 의혹이 제기됐다. 그간 외교안보 라인에서 미국 측이 제안한 윤 대통령 부부와 바이든 대통령 부부 동만 만찬에서의 ‘레이디 가가-블랙핑크 합동공연’에 대한 보고를 수차례 누락했고, 윤 대통령이 이달 초에야 해당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단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전날 오후 사의를 표명하며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