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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지 말고, 휴대폰 보고 놀아” 부모들 이러면 아이들 병 생긴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울지 말고, 핸드폰 줄게. 유튜브 좀 보고 있어.”

식당에서 자주 접하는 풍경이다. 집에서도 그렇다. 잠깐이니까 괜찮다는 생각에 무심코 보여주곤 하지만, 점차 아이도 부모도 익숙해진다. 시간도 늘어난다.

스마트폰 등 미디어에 노출된 유아가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세 이전 미디어 노출이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어린 아이에게 휴대폰 등을 주는 주된 이유로는 “아이를 달래려고”, “부모의 우울감” 등이 꼽혔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구 교수 연구팀은 최근 SCI급 국제저널인 ‘글로벌 소아 건강(Global Pediatic Health)’에 ‘미디어 노출이 아동의 사회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2013년 7월~2019년 3월까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발달행동치료센터에서 사회발달 지연으로 치료받은 96명과 대조군 101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노출 시간 및 방식 등을 분석했다. 해당 아이들의 평균 연령은 34~36개월이었다.

[게티이미지뱅크]

분석 결과, 사회성발달이 지연된 아이 중 2세 이전에 미디어를 시청한 비율은 95.8%에 달했다. 대조군에선 59.4%에 그쳤다. 평균 시청 시간 역시 사회성발달이 지연된 아이들은 63.6%가 2시간 이상 시청했고, 대조군에선 2시간 이상 시청한 아이들이 18.8%에 그쳤다.

미디어를 어린 나이에 장시간 시청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건 시청 방식이었다. 사회성발달이 지연된 아이들은 77.1%가 ‘홀로’ 미디어를 시청했다. 대조군에선 38.6%였다. 보는 프로그램 역시 대조군에선 영어나 동화 프로그램 등 교육 프로그램을 주로 시청했다.

왜 어린 나이의 아이에게도 미디어를 보여줄까. 주된 이유론 ‘아이 달래기’가 꼽혔다. 사회성발달이 지연된 아이들의 부모 중 26.5%를 차지했다. 대조군에선 7.4%에 불과했다.

그 밖에 ‘부모의 우울·건강문제·맞벌이’ 등의 이유가 절반 이상(55%)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2세 이전 ▷2시간 이상 ▷부모 없이 단독으로 미디어 노출되는 게 사회성발달에 유의미한 위험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성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병원 제공]

미디어노출과 아동 신경발달의 관련성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2세 이전 미디어 노출에선 미국 소아과학회 역시 권장하지 않는다.

실제 MRI를 이용한 관찰연구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미디어에 노출될 때 아동은 주로 시각으로만 자극됐고,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때 뇌 발달이 훨씬 활성화됐다는 것.

김성구 교수는 “최근 사회성발달 지연과 관련된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유병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미디어 노출 증가와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어린 나이에 긴 시간 미디어에 노출되면 부모와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며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시간이 줄게 돼 사회성발달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발달지연이 있는 아이가 양육이 더 어렵고 그래서 더 미디어 노출이 증가하는 경향까지 있다”며 “미디어를 시청하더라도 보호자와 함께 상호 교류 속에 제한된 시간만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사회성발달 지연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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