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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윤-TK에 둘러싸인 김기현, 또 ‘인사’ 문제 휩싸인 국민의힘[이런정치]
김재원·홍준표 견제 들어간 TK의원들…“둘 다 징계해야”
친윤 초선, 김기현 엄호 열중…“초선의 역할해야” 비판도
김기현(오른쪽) 대표와 지도부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위해 들어서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친윤일색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사그라들자마자 김 대표는 자신을 향해 쓴소리를 내던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하며 논란을 키웠다. 당내에선 김 대표 곁을 친윤계와 TK지역 의원들이 장악했다며 그에게 ‘직언’하는 이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준표 징계, TK 입김 작용했나

15일 여권에 따르면 김 대표의 해촉 결정엔 TK의원들의 반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TK지역 의원들은 최근 김 대표에게 ‘김재원 최고위원과 홍 시장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결단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TK지역구 의원은 “TK지역 의원들이 김 최고위원과 홍 시장의 최근 행보를 좋지 않게 본 것은 사실”이라며 “내 지역구에서도 민원이 들어오는데 김 최고위원도 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대표의 결정에 TK의원들의 영향력이 미쳤다고 볼 수 있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전당대회 막판에 TK지역 의원들이 김 대표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가 TK의원들에게 빚을 졌기 때문에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TK의원들의 강경 행보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치열해진 공천 물밑 경쟁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하고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당선된 뒤 복당한 당 중진이다. 김 최고위원 또한 경북 군위·의성·청송을 지역구로 한 3선 의원으로 22대 총선 출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TK지역 의원들이 자기들 밥그릇 싸움하는 것 아니겠냐”며 “공천을 앞두고 이들을 먼저 경쟁자 리스트에서 지우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태영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친윤계 초선들, ‘김기현 수호대’로…“초선의 역할과 거리 멀어”

친윤계 초선 의원들도 ‘리더십 위기’에 봉착한 김 대표를 적극 옹호하며 ‘김기현 수호대’ 역할을 자처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의 후보시절 캠프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지난 12일 SNS에 유승민 전 의원이 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을 반박했다. 이 의원은 “굳이 유 전 의원께서 공개적으로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탓하며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지 않으셔도, 지금의 위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당 구성원 모두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 상황을 말했는데 정부 발목을 잡는 야당은 여전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지금은 대통령실을 ‘얼라들’ 취급하며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트집 잡는 원내대표는 없다”며 “유 전 의원이 ‘내년 총선에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겠지만 신당은 아니다’고 한 말이 진심이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이 의원은 최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에 도전하실 생각이 있다며 “저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수행할 국정과제도 많이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최근 전면에 나서 김 대표를 적극 보호하는 의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지도부-중진 연석회의에서 “일부 원외에 계신 중진 분들이 김 대표를 아무 구체적 근거 없이 흔들고 있다”며 중진들에게 “경륜 있는 분들이 지도부를 자꾸 흔들려고 하는 것을 막아주셨으면 한다”고 홍 시장을 겨냥했다.

태 최고위원의 현재 지역구는 서울 강남갑으로, 당내에서는 22대 총선에선 ‘전략 공천’된 인물에게 강남갑 지역구를 배정하지 않겠냐는 것이 중론이다.

일각에선 ‘지금 국민의힘에게 필요한 것은 대표를 향한 아부가 아닌, 대표를 위한 직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연석회의에 자리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과거 초선의원의 역할은 당에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지는 것이었지만, 최근 일부 초선 의원들의 모습은 거리가 멀다”며 “무작정 김 대표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김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당 중진과 입지 경쟁이 아닌 지도부 기강 잡기”라고 조언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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