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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수익 브랜드 변모 현대차...정부 IRA 넘을 힘 보태야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에서 3조원을 훌쩍 넘긴 영업이익을 냈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매출 37조7778억원에 영업이익 3조592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9.5%에 달한다. 3년 전 2.3%(연간 기준)와 비교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 등 프리미엄 전략이 통한 것이다.

올 1분기 현대차가 판매한 차종을 보면 전체 102만대 중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판매 비중이 57.8%에 이른다. 10대 중 6대가량이 단가 높은 고수익차인 셈이다.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싸고 성능이 좋아 가성비 높은 차로 통했던 현대차의 면모가 달라진 것이다. 현대차가 월평균 1조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데는 원화 가격 하락과 원가관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품질을 높인 결과라 할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내구품질조사(VDS)에서 현대차그룹이 일본 도요타와 미국 GM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데서도 확인된다. 2분기 상황도 나쁘지 않다. 여전히 주요 시장의 재고가 적고 계절적 수요를 고려하면 호실적을 기대해볼 만하다.

그렇다고 탄탄대로만은 아니다.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 당장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리스차량을 제외한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지 못해 불리한 처지다. 미국 전기차에만 보조금이 지급돼 일본, 독일 등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게 된 점은 다행이지만 가격경쟁력을 갖추려면 IRA 지침을 따르는 게 불가피하다. 현대차가 25일 SK온과 미 조지아주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IRA효과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유럽 시장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불안하다. 올해 1분기 유럽 시장 내 현대차 점유율은 4.1%로, 전년 분기 대비 0.4%포인트 줄었다. 판매 대수는 증가했지만 경쟁사들의 증가치를 크게 밑돈다. 경쟁사들이 활약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도 성과가 미미하다. 각 시장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현대차는 잘나갈 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기술력과 친환경, 창조성이 결합된 미래차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정부도 세계 시장에서 우리 차가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국빈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 기업에 영업비밀 노출 등 무리한 제재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가 보조금 혜택에서 배제된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북핵 확장 억지력 못지않게 국민은 경제안보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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