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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란기자의 미술산책>보는 것과 아는 것 사이…진짜는 어디쯤에
‘SeMA 2010_이미지의 틈’ 展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유희영)은 그동안 흥행성 높은 블록버스터 전시를 개최하는 곳으로 세간에 각인돼 왔습니다. 르느와르 전, 반 고흐 전 등등이 열렸고, 요즘도 샤갈 전(3월 27일까지)이 열리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체 기획전보다 ‘대관에 너무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에 미술관 측은 새해부터 자체 기획전을 좀 더 부각시키겠다고 합니다. 그 첫 사례가 미술관 1층 전관에서 개막된 ‘SeMA 2010_이미지의 틈’전입니다. SeMA는 ‘엄선된 젊은 작가(Selected eMerging Artist)’의 줄인 말로, 시립미술관에서 지원한 젊은 작가들을 지칭합니다.

미술관 측은 지난 2006년 난지도에 난지창작스튜디오를 조성하고, 젊은 작가를 지원해왔습니다. 또 SeMA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해왔고요.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그간 지원해왔던 200여 작가 중 ‘이미지의 문제’, 즉 ‘시각성’에 주목한 작가 22명이 초대됐습니다.

오늘날 미디어 환경이 날로 다원화됨에 따라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미디어 속 이미지를 현실로 인식하고, 그것을 재생산하며 살아갑니다. 보는 것과 아는 것, 그리고 실재에 대한 간극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죠. 

김용관 QUBICT. print on paper_boxinstallation. 2010

작가들은 이 같은 ‘이미지의 틈’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인식하고 해석해 신선한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작품들은 20~30대 젊은 작가들의 머리와 손끝에서 나온 만큼 참신한 발상과 독특한 조형어법이 돋보입니다.

강영민 강이연 김기훈 김민정 등이 참여한 첫 번째 섹션 ‘이상한 거울, 환영과 유희’에서는 영상, 사진, 전자장치 등을 사용해 시각적 착시를 일으키는 일련의 경향을 통해 망막에 호소하는 이미지를 구현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모였습니다. 또 권순관 금혜원 나현 송상희 등이 참여한 두 번째 섹션 ‘이미지의 배반, 아는 것과 보는 것’에서는 이미지와 그 이면의 현실간의 차이를 인식하며 보는 것과 아는 것의 간극을 드러내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불완전한 인식체계와 사회 시스템 등에 대해 질문한 작업들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전시는 이미지를 둘러싼 실재와 가상, 개인과 시스템, 재현과 실체 등의 다양한 문제들을 바라보는 젊은 작가들의 시각과 고민을 다채롭게 살필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전시는 내년 2월 13일까지이며 무료관람입니다. 02-2124-8935

이영란 기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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