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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한류…브로드웨이로
해외 거장 참여 ‘미션’, ‘천국의 눈물’

내달 세종문화회관·국립극장서 개막


국내 자본 기획·제작 적극 주도

아시아 넘어 英·美등 해외진출 추진




3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한 뮤지컬 시장이 2011년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다. 아직 흥행 성적은 장담할 수 없지만 다양한 창작 규모와 방식의 시도들은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 가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0년대를 거치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국 뮤지컬 시장의 진화 속도는 빠르다. 라이선스 위주에서 소극장 창작 뮤지컬들이 속속 장기공연을 이어가더니 이젠 국내 자본의 과감한 투자로 해외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국내 자본이 투입된 두 편의 창작 대작 ‘미션’과 ‘천국의 눈물’이 대표적이다. 해외 유명 스태프들을 동반해 한국에서 기획과 제작을 주도하고 해외 공연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엔리오 모리코네의 첫 뮤지컬 ‘미션’
=다음달 2일부터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려질 뮤지컬 ‘미션’은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힘을 갖는다.

지난 86년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미션’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미션’을 위해 엔리오 모리코네는 기존 영화 음악에 새로운 곡 6곡을 추가로 선보인다. 한국에서 기획, 투자하고 해외 무대에 나설 이 작품은 엔리오 모리코네의 첫 뮤지컬이란 의미도 지닌다.

‘미션’은 18세기 남아메리카에서 이상이 다른 두 선교사가 원주민 과라니족을 상대로 봉사 활동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다. 엔리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만들 뿐 아니라 영화 ‘시네마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대본을 맡았다. 미술팀과 의상팀 역시 아카데미 수상 경력을 가진 할리우드 스태프가 참여해 남미의 장대한 자연을 무대에서 재현해 보인다.

100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다국적 협업으로 제작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었다. 제작사인 상상뮤지컬컴퍼니는 지난해 여름 개막을 앞두고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렇게 사전작업에 공을 들인 후 국내에서 먼저 공연하고 유럽을 거쳐 브로드웨이까지 입성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세계 무대를 향하는 만큼 공연은 이탈리아 배우들이 영어로 진행한다. 


▶프랭크 와일드혼 참여한 창작 ‘천국의 눈물’
=‘미션’과 같은 시기에 무대에 오르는 ‘천국의 눈물’(2월 1일~3월 1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역시 화려한 제작진을 앞세운 ‘글로벌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천국의 눈물’은 지난 2000년 선보인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를 뿌리로 이야기의 틀을 맞춘 창작 뮤지컬.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군 준과 상류클럽 여가수 린의 애틋한 사랑에 그레이슨 대령이 개입한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설앤컴퍼니와 코어콘텐츠미디어가 공동투자한 ‘천국의 눈물’은 기획에만 3년이 걸렸고 제작비는 50억원이 넘게 투입됐다. 기획 단계부터 아시아를 넘어 브로드웨이 진출을 목표로 미국, 영국, 독일, 체코, 일본 등 5개국을 17차례 오가며 해외팀과 호흡을 맞췄다.

참여하는 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등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았고 ‘멤피스’ ‘스위니 토드’로 잘 알려진 가브리엘 베리가 연출한다. 브로드웨이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작사가 로빈 러너, 디자이너 데이비드 갈로도 힘을 모은다.

JYJ로 활약하고 있는 김준수와 함께 ‘오페라의 유령’에서 최다 팬텀 역을 맡은 브래드 리틀이 함께 캐스팅한 것도 해외 무대를 겨냥해서다. 작품의 가사와 대본도 영어로 먼저 쓴 후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을 거쳤다. 다음달 개막을 앞두고 영어OST와 한국 K-POP 디지털 싱글을 먼저 출시해 프랭크 와일드혼 26곡의 뮤지컬넘버도 먼저 공개해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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