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앞다투어 국가선진화를 외쳤지만, 정작 정치선진화를 위한 실천 이행은 그동안 요원한 상태여서 국회가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18대 국회 들어 3년 연속 국회의 극한 상황을 목도해야 했던 국민들로서도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는 듯하다. 비판여론도 거의 비등점에 도달했다.
이 때문일까. 여야 의원들은 올해 몸싸움, 폭력 방지 등 국회선진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국회 폭력 방지 등 선진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의원들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만남을 갖기에 앞서 남경필(가운데) 한나라당 의원과 민주당 김부겸(왼쪽), 김성곤 의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양동출 기자/dcyang@heraldcorp.com |
다만 민주당 의원들은 당이 예산안 처리에 대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즉각적인 추진보다는 장기 호흡으로 충분한 검토기간을 거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여야가 조금씩 양보하고 관련법안과 제도개선을 통해 국회 내에서 폭력을 완전히 추방하는데 함께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2월국회와 이후의 국회에서 반드시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성곤 민주당 의원도 “오늘 이 모임이 작은 씨앗이 돼 앞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성과물을 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국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의원의 의식개혁도 필요하지만 제도적인 문제도 다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내 소장파 의원들은 ‘출마 포기’라는 승부수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한나라당 내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소속 23명의 의원들은 지난 연말 향후 예산ㆍ법안 처리 과정에서 물리력 의사진행 동참시 오는 19대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또 소속 의원들 중심으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마련, 다음 주 중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도 선진화 관련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다. 안상수 대표는 “무엇보다 국회 폭력근절을 위해 계류중인 국회 선진화 관련 법률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올해는 국회폭력을 종식하고 헌법정신을 수호하는 진정한 국민대의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회 선진화 원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회개혁을 말로만 부르짖을 게 아니라 법과 제도화를 통해 강제하고 이에 대한 감시장치를 마련해야만 그나마 한발 전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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