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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를 위한 전세대책?
지난 7일 정부가 내놓은 전세대책이 누구를 위한 대책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3~4인 가구인데, 정작 대책은 1~2인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기때문이다. 더욱이 신규 주택공급에는 시간이 걸리기때문에, 당장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효과는 별로 없다. 전세난의 현황과 이번 대책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주택공급 늘리고 자금지원”...별무효과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의 확대와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시기 조율, 전세자금 지원, 민간부문 공급 확대 등을 전세대책으로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들 대책은 이미 과거에 언급됐던 사안인데다 도시형 생활주택처럼 공급물량을 늘이는 방안은 구체적으로 실현에 옮기기까지 시간이 소요돼 심리적인 안정효과 외에는 거두기 어렵단 지적이 많다.

또한 전세자금 지원 방안 역시 수요자들이 전세 물건 자체를 찾지 못하는 지금,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전세대책에 대해 “계속되고 있는 전세난으로 제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3~4인 가구인데, 1인가구를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무슨 전세대책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다.

결국 전세난은 올해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정부 대책은 말 그대로 쌩뚱맞은 뒷북대책이어서 전세난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파 속에서도 전세시장이 이상 급등하고 있는데다 추위가 풀리는 봄에는 말 그대로 ‘전세대란’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세대란, 한파도 두렵지 않다?

최근의 전세난의 심각성은 전세난의 근원지인 강남권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다.

학군수요와 함께 때 이른 신혼수요가 겹치고 전세시장 불안에 전세물건을 미리 선점하려는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전세금 급등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109㎡형의 경우, 현재 전세금은 4억7000만~5억원을 호가한다. 지난 8월 3억7000만~4억원이었지만 벌써 6개월 만에 1억원 가량이 치솟은 것. 이 밖에 서초구 반포 자이 등 인기단지도 2008년 입주 때보다 전세금이 배 이상 올랐지만, 물건이 씨가 말랐다.

송파구 B공인 관계자는 “반 전세나 과다 대출 등을 제외하면 쓸 만한 전세물건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5억원 안팎을 주고 전세살이를 하는 사람들에게 소형주택 공급확대 등의 정부대책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정부대책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금리, 매입대금 부족 등 경제력 문제라기보다 교육, 강남권 메리트 등을 겨냥한 자발적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용인 등 수도권에서도 정부의 전세대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전세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보통 4~5명의 수요자가 달려들어 ‘묻지마 계약’ 전쟁을 벌이는 등 여전히 전세난이 심각하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위치한 현탑공인 관계자는 “전세금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니 서울에서 밀려내려오는 계약 희망자가 넘쳐난다”며 “대개 3~4인 가족이 살만한 전용 84㎡대에 실거주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봐서,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확대 등은 결코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용인 일대의 전세금은 반년 만에 5000만~7000만원이 치솟았다. 용인 죽전동 포스홈타운 128㎡형은 전세가격이 2억4000만~2억50000만원대이지만 물건이 없다.

학군 수요가 집중되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일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재계약이 늘면서 전세 물량의 씨가 말랐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목동신시가지 5단지 89㎡는 2억7000만~3억원 선이며, 115㎡는 3억7000만~4억 선이다. 전세대란이 벌어지던 석달 전보다도 1000만원 가량이 추가로 올랐다.

<장연주 기자 @okjyj>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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