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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독이 공연되다...산울림소극장 실험무대
책을 소리내 읽는 낭독은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선다. 말로 발화되면서 상황이 만들어지고 텍스트는 글자에서 행위화된다.그런 의미에서 낭독은 일종의 퍼포먼스이기도 하다. 저마다 목소리가 다르듯이 낭독자마다 다른 빛깔을 내는 것도 낭독의 즐거움 중의 하나일 수 있다.

산울림소극장이 유어마인드와 공동으로 여는 제 1회 산울림 낭독 페스티벌 ‘우리 모두의 책 읽는 시간’(1월 28~30일, 2월10~13일)은 읽고 듣고 노래하고 공감하는 색다른 축제다. 이는 독서의 의미를 넘어서 낭독의 공연화 가능성, 읽는 행위에 대한 본질적 물음까지 제시한다는 점에서 실험적이다.

낭독의 대상도 시와 소설, 희곡 등 문학쟝르를 벗어나 과학교양서,심지어 전자제품 사용설명서까지 포함된다.

페스티벌 첫날인 28일에는 낭송 퍼포먼스 ‘보이스 컨트롤’이란 제목으로 백현진과 남상아의 목소리로 성기완의 시와 김사과의 소설을 들려준다.

29일에는 극단 작은신화의 독회 공연이 마련된다. 존 콜벤바흐의 희곡 ‘러브 송’을 연극이 아닌 목소리로 보여준다.

30일 ‘실용 낭독회’는 이번 페스티벌의 기획한 소설가 김중혁과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보컬 송은지, 홍대 앞 서점 유어마인드의 이로 대표가 꾸미는 무대. 전자제품 설명서 등을 낭독하며 실용의 의미를 묻는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30일 일요일에 있을 ‘우리 모두의 책 읽는 시간’(이하 ‘우책시’). 영화감독 장진, 가수 이승열, 호란, 요리사 박찬일, 음반제작자 곰사장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인들이 출연해서 자신이 아끼는 책을 읽어줄 예정이다.

가수 이아립 & 시인 이제니(2월11일),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 소히와 시인이자 록밴드 보컬이기도 한 강정(2월12일)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2월13일 마지막 공연은 소설가 김연수와 가수 정상훈이 만나 칼 세이건의 ‘창백

한 푸른 점’을 낭독한다.최근 김연수 씨의 장편소설 ‘7번 국도 Revisited’’를 통해 텍스트와 음악의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냈던 두 사람은, 이번엔 우주적 환상을 제공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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