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비타협 北에도 적용”
정치권 갈등-불신해소 기대
청와대에 모처럼 가뭄 속 단비가 내렸다.
청와대는 최근까지만 해도 인사파동과 정치권 갈등에 발목이 잡혀 집권 4년차 징크스(레임덕ㆍ권력누수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으나,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이른바 ‘아덴만 쾌거’를 통해 일거에 위기 국면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아덴만 쾌거를 ‘일석삼조’의 호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군 통수권자로서의 위상을 바로 세웠고, 그동안 각을 세워온 정치권과의 갈등 해소 명분을 마련했으며 안보와 관련해서도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덴만 작전 성공을 발표한 직후 청와대 내부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 그리고, 청와대를 줄곧 비판해온 야당에서도 “해적 소탕은 잘한 일”이라는 칭찬의 목소리가 들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정동기 사태로 인해 공정사회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졌으며 내부적으로는 야당에 대한 불신과 여당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 같은 게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에 자신감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정치권과도 새로운 관계 모색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저녁 예정에 없던 당지도부와의 비공개 만찬 자리를 가진 것도 이 같은 자신감과 무관치 않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성과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구출작전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입장을 여실히 보여줬다”면서 “특히 여기에는 천안함 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없을 경우 정부가 ‘회담을 위한 회담’에 연연하진 않을 것이란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청와대의 레임덕 우려는 근본적으로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스타일에서 나온 만큼 이번 구출작전이 국정동력의 근본 처방이 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이번 구출작전으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국제적으로도 ‘한국이 대단하다’는 인식을 줬을 뿐 아니라 북한에도 메시지를 전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근본적인 처방을 위한 노력없이 ‘한건주의’식으로 홍보에 치중하는 것은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