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3일 방북 중인 이집트의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을 접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통신 등 우리나라 여러 분야에서 오라스콤의 투자가 성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때 방문한 이사장(사위리스 회장)을 환영해 담화를 하신 뒤 선물을 받고 만찬도 마련하셨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또 김 위원장의 매제인 당 정치국 후보위원 장성택(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이 이 자리에 배석했다고 덧붙였다.
장성택은 지난해 7월 만들어진 북한의 외자유치 전담창구 ‘합영투자원회’를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김 위원장 공개활동을 가장 많이 수행했던 장성택이 올해 들어 북한매체에 거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위리스 회장은 200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의해 세계 50대 부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그해 12월과 2009년 9월에도 북한에 다녀갔지만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났다는 북한매체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오라스콤은 2008년 12월 75%의 지분 투자로 ‘고려링크’를 설립, 평양에서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후 서비스 지역이 북한 내 12개 주요 도시와 42개 소도시로 확대됐고 가입자수도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30만119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00% 이상 급증했다.
대외경제연구원의 조명철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국제제재 속에도 대북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 같다”며 “하지만 오라스콤에 힘을 실어줘 대북 투자를 더 끌어들이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