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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하는 이 사람들...연애도 ’낭만적’으로
이 사람들의 연애는 뭔가 낭만적일 것만 같다. 그들의 연애엔 음악이 있고 그 음악 사이로 감정이 존재할 것만 같은 환상이다.

국내 힙합계의 두 ’큰 별’ 타이거 JK와 윤미래, 그리고 사이먼디와 레이디제인은 이전부터 널리 알려진 커플이다. 이에 최근 들어 새로이 등장한 커플 요조와 이상순, 루시드폴과 박새별이다. 한 울타리 안에서 음악하는 이 사람들은 연인이다. 같은 자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영향을 받다 ‘기어코’ 연인이 되어버렸다. 각각을 사랑하던 음악팬들에겐 어쩐지 공허한 기분이 든다. 잃어버린 것 같으면서도 보내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비슷한 감성을 노래하는듯 잘 어울린다. 뮤지션에게 환상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들의 팬이었다면 한 번쯤 이런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 ’가만히 선처럼 누워’ 닿을 듯 말 듯 언덕 너머 그 커플 요조ㆍ이상순

‘홍대 여신’의 시조격이라 할 만한 요조(30)와 청자로 하여금 자꾸만 어딘가로 떠나야할 것 같은 음악을 들려주는 이상순의 조합은 상당히 ‘서정적’이다. 요조의 지난 앨범 ‘우리는 선처럼 가만희 누워’의 경우 연인 이상순이 피처링하며 호흡을 맞춘 곡이다. 요조의 가녀린 음성은 나지막히 일기를 쓰는 듯 하고 애타게 닳아오르지 않아도 ‘선처럼’ 가만히 누워 연결되어 있는 듯한 두 사람이다. 따뜻한 멜로디와 담담하지만 사랑의 시작인 것도 중간쯤인 것도 끝인 것도 같은 이들의 노래는 가끔은 너무 가녀려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요조의 음성을 오랜 음악생활로 다듬어진 이상순의 요조의 것에 비해 상당히 묵직한 음성이 차분히 눌러준다.

연애 사실을 인정한 후에는 공개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이다.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며 물어도 ‘롤러코스터’ 출신의 골수팬이 많은 이상순(37)과 소풍같은 데이트를 즐긴다.

이상순의 경우 ‘롤러코스터’로 음악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만큼 그가 보여준 음악적 스펙트럼은 독특하고 깊이 있다. 롤러코스터라 함은 자미로콰이와 같은 ’애시드 재즈’를 선보이는 듯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시부야K’의 음악에 ’모던록’이 얹어지고, 여기에 독특한 ’한국적 그루브’를 얹은 밴드다. 그런 이상순과 마치 닮은 듯 다른 감성을 나눠가진 것만 같은 뮤지션 커플이다. 게다가 이런 차가운 계절이라면 이들의 노래엔 한 구석 위로까지 얻게 해주는 커플이다.

■ 메마른 감성을 어루만지는 청춘의 열병과 담박한 위로 폴ㆍ박새별

24일 연인 선언을 한 루시드 폴(35)과 박새별(25)은 이미 그들의 팬들 사이에서 ‘끼리끼리’ 커플로 통한다. 안테나 뮤직에서 한솥밥을 먹는 두 사람은 벌써 1년 6개월째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남다른 학벌로 인해 ‘끼리끼리’ 커플로 불리게 된 이 커플의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루시드 폴은 공학도로 유명하다. 이제는 ‘스위스 개그’로 새로운 개그 영역을 개척한 그이지만 그보다는 먼저 ‘공학도’가 부르는 감성 멜로디로 유명하다. 서정적인 가사와 건반 혹은 기타 하나로만 작곡을 할 만큼 전자음은 철저히 배제한 채 천연의 순수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루시드폴이건만, 그는 다름 아닌 서울대 공대 졸업 후 스위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조직공학’ 박사 출신이다. 제5회 유재하 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미선이’로부터 시작된 루시드 폴의 레퍼토리는 수많은 메마른 감성을 어루만졌다.

박새별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해 2008년 데뷔 싱글 앨범을 발매한 후 2010년 1집 앨범 ‘새벽별’로 대중 앞에 섰다. 지난 해 평론가들이 뽑은 ‘2010 올해 가장 주목해야할 뮤지션’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실력파 가수로 인정받고 있다.

두 사람도 당연히 함께 작업한 곡이 있다.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는 아니다. 그 반대다. 박새별의 1집 앨범에 수록된 ‘물망초’라는 곡에 루시드폴이 작사 참여를 했다. 두 사람의 음악 성향은 같은 선에 놓고 바라볼 수는 없다. 나이 답지 않은 깊은 울림의 박새별은 그 나이의 청춘이 앓고 있는 열병같은 감성들이 묻어있다. 그에 반해 루시드폴은 한 걸음 물러선 듯한 관조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이러한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물망초’에서는 박새별의 어둔 밤의 이미지가 루시드폴의 ‘위로’하는 듯한 가사와 어우러져 기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노래를 만들었다. 이미 그들의 팬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으로 이들의 연애 소식을 반기며 축복하고 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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