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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재-서갑원 지사ㆍ의원직 상실...박진 기사회생
박연차 게이트에 휘말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여야 정치인들의 희비가 27일 극명하게 엇갈렸다. 야당 소속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각각 지사직과 의원직을 잃게 됐다. 반면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4월 27일로 예정된 보궐 선거는 당초 예상보다 큰 ‘미니 총선’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강한 불판을 표시했다.

이광재 강원지사...결국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광재 강원도지사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1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이 지사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무담임권과 피선거권이제한되는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취임 7개월 만에 도지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지사는 2004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사돈에게서 1000만원을 받고 2004~08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서 6차례에 걸쳐 총 14만달러와 2000만원을 받는 등 7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4개를 유죄로, 3개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4800만원을 선고했으며, 2심은 유·무죄 판단은 유지한 채 “정치자금을 먼저 요구하지 않고 대가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형량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1400만원으로 낮췄다.

이 지사는 재판이 진행 중이던 작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당선 직후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7월 초 도지사 취임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됐다.

하지만 직무정지 두달 만인 작년 9월 초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직무를 확정 판결 전에 정지시키는 지방자치법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했다.


■서갑원 의원도...의원직 상실

대법원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민주당 서갑원 의원에게 벌금 1200만원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서 의원은 의원직을 잃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있다.

서 의원은 2006년 5월 경남 김해시 정산 C.C 클럽하우스 앞에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직접 5000만원을, 2006년 7월 미국 뉴욕 한인식당에서 박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식당 사장으로부터 미화 2만달러를, 2008년 3월 박 전 회장의 돈 1000만원을 차명으로 후원계좌에 입금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골프장에서 돈을 받은 혐의와 차명으로 입금받은 혐의 등 두 가지를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5천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서 의원이 박씨에게 직접 돈을 달라고 한 것이 아니고, 대가성이인정되지 않으며 돈을 받고 다른 불법행위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며 징역형을 벌금형으로 낮췄다.

■박진 의원 기사회생

대법원1부(주심 민영일 대법관)는 27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나라당 박진 의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박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있다.

박 의원은 2008년 3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베트남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가 박 전회장에게서 미화 2만달러를 건네받고, 며칠 뒤 차명으로 법정 기부한도를 초과해 후원금 1천만원을 송금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2313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미화 2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무죄로 보고, 후원금 1000만원을 받은 혐의만 인정해 벌금을 80만원으로 낮췄다.

재판부는 “2만 달러를 받았다는 공소사실의 직접 증거는 박 전 회장의 진술이 유일한데 돈을 건넨 장소로 지목된 화장실 앞 복도가 타인에게 노출되기 쉬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박 전 회장의 진술을 부정했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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