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교 시험 장면. 요즘 일부 대학생은 시험 답안지 맨 뒷장에 이렇게 적는다. “교수님, 채점 하시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핸폰 주세요. ○○○-○○○○-○○○○”
#2. 기업 면접 장면. 면접관이 1,2차 지망을 확인하고는 1차 지망은 꽉 찼으니 2차 지망도 가능하냐고 물으니 취업 응시생은 “잠깐 기다려달라”고 한뒤 밖으로 나간다. 본인의 어머니에게 핸드폰을 건뒤 “2차 지망 해도 돼”라고 묻는단다.
#3. 요즘 젊은 이들은 핸드폰에 부모 전화번호를 저장하면서 통상적인 아버지나 어머니라는 단어로 저장하지 않는다. 가장 많은 게 ‘안받아’란다.
이 사례는 우스개로 만든 것이 아니다. 최근의 현장 사례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16일 삼성사장단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넷세대의 이해와 관리’ 주제 강연을 했다. 삼성 측은 통상 25~30세인 넷세대와의 세대공감을 넓히자는 차원에서 강연을 마련했고, 함 교수의 재미있는 강의에 사장단들이 웃으면서 큰 공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최근 소통을 강조하면서 젊은 직원과의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 사원과 대리급 사원은 40%를 차지한다.
함 교수는 강의를 통해 넷세대의 특징을 디지털세대, 탈권위주의 세대, 온라인 커뮤니티 세대, 모라토리엄 세대 등으로 꼽으면서 세대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톡톡 튀는 넷세대를 이해하는 게 기업 경쟁력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중년 이상이 생각하기에 이상할 지 모르지만 넷세대의 기발한 착상과 발랄함은 무한한 가능성의 또다른 이름이라는 것이다.
함 교수는 특히 넷세대는 ‘선택이 최고의 가치’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삼성 사장 중 한명은 “선택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가 많아지면서 전세계적으로 근무 연수가 짧아지는 흐름인데, 회사 인사 관리 차원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운영해야 하는가”라는 등의 질문도 던졌다.
이인용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브리핑을 통해 “삼성이 세대공감 기치 아래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에 주력해 왔는데 앞으로도 폭넓은 소통을 일궈야 하겠다는 사장단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직원은 1차적으로 고객이라는 점에서 내부 고객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개인 소견임을 전제한 뒤 “넷세대에 대한 긍정과 부정론이 있을 수 있는데, 긍정의 측면을 자꾸 보면 무한한 장점을 엿볼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아주 유익한 강의였다”고 덧붙였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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