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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계약 중단 속출…수출마저 ‘비상’
한국기업 피해는…
반정부 시위대가 리비아 수도 벵가지를 장악하고, 군이 시위대를 폭격하는 등 사실상 내전상태인 리비아에서 우리 건설현장 여러 곳이 피습되고 수출입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우리 기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2일 코트라에 따르면 벵가지에서 30㎞ 떨어진 자위야 시에서 21일 오전 11시20분(현지시간) 한일건설의 아파트 건설현장에 주민 50여명이 진입해 차량 한 대를 약탈해 갔다. 남부 젠탄 시의 이수건설 현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앞서 19일 벵가지 현대건설 현장에도 현지인이 난입해 현대건설 직원이 인근 대우건설에 피신해 있다.

신한 자위야 사업장에선 지난 20일 오후 현지인 습격으로 차량 2대와 캠프가 파손돼 한국인 3명이 부상하고 방글라데시 근로자 2명이 사망하는 등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같은 날 쿰스 지역 동명기술공단 2개 캠프에서도 차량 3대와 휴대전화, 노트북 등을 뺏겼다.

21일 오후부터 유무선 전화를 통제해 현지 기업인의 안전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기업 근로자는 출국을 서두르고 있지만 벵가지 공항 폐쇄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건설기자재 납품업체 관계자는 “대사관에서 귀국을 종용하지만 공항까지 가려 해도 치안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고, 항공권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리비아 사태로 인한 한국 기업의 피해 규모는 사태 초기라 아직 집계가 어렵지만 이미 신규 계약이 중단되고 기존 계약 물품도 물류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사태 장기화 시 막대한 피해와 손해배상이 우려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무엇보다 산유국이라 우리 산업 전체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리비아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14억1000만달러를 수출하고, 1억7100만달러를 수입하는 40~50위권의 교역국가다. 특히 건설플랜트 수주만으로 1977년부터 지난해까지 295건에 모두 364억28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27개 기업이 진출해 5억24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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