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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피 퇴진 거부...리비아 결국 내전 터지나
22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비록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거세지는 반발로 카다피의 장악력이 약화되면서 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간의 무력 충돌이 벌어지는 등 사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고조되는 사퇴 압력=전날 시위대가 제2도시 벵가지를 사실상 점령한 가운데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와 미스라타 등 8~9개 도시도 반정부시위대가 장악했다는 국제 인권단체의 주장도 나왔다.

특히 정부군이 반정부 시위대에 공습을 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외 비난이 거세지면서 카다피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목격자들은 이날 트리폴리에서 보안군이 전투기 등을 투입해 시위대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또 저격수들이 건물 지붕에 배치돼 시위에 합류하려는 시민들을 저지했으며, 무장한 아프리카 용병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통신은 대부분 두절됐으며 학교, 관공서 등도 문을 닫았다. 관영TV는 친정부 시위대들이 녹색광장에서 카다피의 사진을 흔드는 모습만 내보냈다.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은 관영TV에 나와 군이 시민들에게 폭탄을 투하하려고 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자비한 진압 작전에 군 일부를 비롯 외교관 등도 반발하며 카다피에게 등을 돌렸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리비아군 장교 일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민의 편에 서서 카다피 제거를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 주재 리비아 외교관들은 사임의사를 밝혔으며 유엔 주재 리비아 대표부도 이날 더이상 카다피 정권 소속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리비아 대표부는 국제기구가 자국내 폭력 사태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카다피와 전화통화를 갖고 폭력 진압 즉각 중단과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마틴 네시르키 유엔 대변인은 이같이 전하며 “관련 당사자들이 모두 자제할 필요가 있으며, 리비아 정부는 국민의 합법적인 우려에 대처하기위해 광범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용납할 수 없는 유혈사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는 이날 외교장관회의에서 시위대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탄압을 비난하고 폭력과 민간인의 희생을 개탄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공식 방문 중 리비아 사태와 관련 “카다피 정권이 끝나가고 있다”며 “카다피는 ‘이스라엘 없는 중동’을 원했지만 현실은 ‘카다피 없는 리비아’가 됐다”고 꼬집었다.

▶외국인 탈출 러시=이런 가운데 리비아 불안 사태로 외국인들이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리비아 반정부 시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자국민과 직원 철수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이날 리비아 사태가 심각해지자 필수 인원을 제외한 현지 거주 미국인에게 철수를 지시했다. 국무부는 또 자국민들에게 리비아 여행 자제 등을 권고했다.

이탈리아는 특별 항공편을 통해 리비아에서 빠져나오려는 자국민 송환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오스트리아는 자국민 탈출을 위해 트리폴리에 군용 항공기를 보내기로 했다.

앞서 600명을 귀환시킨 터키도 추가 송환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트리폴리의 한 축구경기장에는 터키인 3500명이 대피해 탈출을 기다리고 있다.

리비아에 진출한 영국 BP 등 세계적인 석유회사들도 자체적으로 직원들을 이동시키고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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