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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정아 “무조건 반성하지 않겠다” 일문일답
신정아(39)가 자전 에세이 ‘4001’을 발간, 자신을 둘러싼 사건이 불거진 지난 4년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책 제목 4001은 신씨의 수감번호이다.

신씨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잘못 알려진 것이 많고 무조건 반성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4001번과 헤어지는 날”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 일답

▶책을 내놓은 이유는

출판사 대표 = 지금까지 사건이 생긴 이후 단 한 번 어떤 발언기회가 없었다. 그 동안의 일을 다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신정아 = 그 동안의 과오에 대해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는 의도가 가장 크다. 단 잘못 알려진 것이 너무 많았다. 잘못된 것을 무조건 반성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책은 2007년 7월부터 최근까지 약 4년을 담고 있다. 그 사이 수감된 기간은 1년 6개월이다. 총 4년의 시간 동안 제가 누구하고 이야기할 사람도 없었다.

하루하루 써온 일기들 중에서 일부를 편집하면서 모든 내용을 담지는 못했다. 그동안 시간도 많이 지났고 또 행여 저에게는 중요한 내용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들은 충분히 법률검토를 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늘은 4001번과 헤어지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실명과 이니셜이 혼합돼 있다. 4년이나 지금, 어느 부분은 감추고 어느 부분은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표현이 때로는 어둡기도 하고 거칠기도 하다.

당사자는 아픔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이 다 숨겨지면 지난 4년간 보내왔던 시간이 전혀 설명이되지 않아 실명을 써야하는 분은 실명을 쓸 수밖에 없었다.

▶새출발이라는데 복귀계획은?

신정아 = 지금까지도 고민되는 부분은 앞으로 제가 무슨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워낙 사건이 컸기 때문에 미술계로 돌아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모르겠다. 좋은 자리 있으면 연락달라.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

▶표지는 무슨 의미인가(책 표지에는 신씨의 1995년 작 ‘longing for love’가 실려있다)

신정아 = 큐레이터를 10년 정도 해 작품을 했는지는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 이 그림은 캔서스대학시절인 1994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제가 어렸을 대 아버지한테 받은 핑크원피스로 만든 작품이다. 한참 힘든 학창시절을 겪은 계기 중에 하나여서 이 작품을 실었다.

가끔 글을 쓰면서 힘든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대화할 사람이 없다보니 글쓰는 것조차 무의미해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림으로 일기도 써봤다.

이 세상에 없지만 마음속으로 가장 아프게 생각할 분은 아버지인 것 같다.(울먹) 어떻게보면 가장 죄송스러운 분이 아버지다. 그래서 표지 작품으로 실었다.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한 얘기는?

신정아 = 많은 부분이 있었지만 편집된 것이 많다.

▶드라마 소개로 나오는데

신정아 = 주변에서 아는 사람들이 얘기해줘서 알았다. 아직 드라마가 시작하지 않아서 조금 봐야할 것 같다. 드라마소재된다는 것 자체가 제 입장에서는 너무 부담스럽다. 일단은 드라마가 시작되면 보겠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배후에 대해선

신정아 = 노 전 대통령님은 살아계시지 않아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웠다. 죄송하기도 하고. 제 처지가 좋은 입장이라면 그렇지 않겠지만 욕되게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사실의 일부만 말을 아껴 썼다.

▶학력위조

신정아 = 당연히 제 잘못이다. 브로커를 통했던 누굴 통했던 제 잘못이다. 다만 위조 부분에 대해, 남의 도움을 받은 것은 맞지만 제가 위조 하지 않았다. 이것은 저의 도덕심과 관련된 부분이라 제가 책임져야 한다. 이 사건의 시작점이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속죄해야 한다고 생각.

동국대와 예일대 소송이 5월 중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많은 내용이 재판 중에는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적었다. 그동안 중요한 사실들이 조사를 통해서 구체화될 것이다.

출판사 = 책을 보면 왜 본인이 스스로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증거가 언급돼 있다.

▶기자와의 관계는

신정아 = 제 시작이 큐레이터였기 때문에 문화담당 기자들 대부분을 봤다. 언론이 여러 분야들을 다 책임하고 있지않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제 영역 외에 다른 얘기도 많이 듣고 사회생활 하는데 도움 많이 얻었다.

그러나 사건터지면서 개인적인 서운함이 있었다. 믿고 언니, 동생처럼 지냈는데 그런것들이 안 좋은기사로 돌아오면서 많은 서운했다. 책에 안쓸수도 있었지만 서운했다고 말씀 한 번 드리고 고마웠던 것도 말씀드리고 싶어서 그냥 솔직하게 가까웠던 분들에 대한 작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제가 고생했던 시간들이 턱없이 부족해보일 수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죽을 힘을 다해서 버텼다. 씻어내느라 많이 힘들었다. 제 마음이 건강해야 밖에 나올 수 있으니까. 제 마음 속 서운함, 원망, 섭섭함, 후회 등을 모두 쓸어내려고 노력했다.

지금 제 마음은 4년전과 비교해서 많이 건강해진 것 같고 치료 위해 많이 노력도 했다.

▶관계된 인물들의 상처 들추는 것 아닌가. 서로 연락은 하나

신정아 = 이 부분은 사실 가장 말하기가 어렵운 부분이다. 책에 이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런데 4년간 겪은 일을 쓰면서 이 내용을 감춘다는 것이 너무 구차스러운 것 같았다. 지금은 이제 있는 사실 그대로 모두 말씀드리고 질책하실 부분을 질책 받고, 자숙해야할 부분은 자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모두 책에 담았다.

표지에 아버지를 그리는 그림을 실은 연장선이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었고 상상도 할 수 없는 말들이 많았다. 이 부분도 다른 내용과 마찬가지로 사실은 이랬고 지혜롭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려 했다.

세상에 나와 혼이 나고 아주 슬프게 흘러버렸다. 바람직하지 않은 인연이라 하더라도 서로가 앞으로 새로 시작하는데 긍정적인 격려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은 이랬다’정도로 말씀드리려 썼다. 그대로 이해해달라.

▶성적이미지에 대해선

신정아 = 책에서 말했듯 사진이 처음 나왔을 땐 그렇게 당황하지 않았다. 제가 하는 일이 작가의 창작성을 존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냥 이런 작품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성로비설까지 확장되면서 가장 힘들었다.

성로비기사가 나가고나서 미술계 관계자들이 ‘다른 것은 개인 문제라 잘 모르겠지만 성로비는 말도 안된다. 그 얼굴로 어떻게 성로비하냐’고 했다. 큰 상처였다. 제 스스로 콤플렉스가 생긴 것 같다.

변 전 실장과 관계가 포함돼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과 성로비를 의식하고 기피하는 게 굉장히 수치스러웠다.

▶C모 기자 부분은 향후 소송이 될 수도 있는데

신정아 = 몇 개월 동안 법률검토한 상태에서 그 정도로 썼다.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은

신정아 = 와주셔서 감사하다. 축하의 의미로 생각하겠다. 지난 몇 년 동안 심려끼쳐 죄송하다. 제 사건 때문에 여러 분들이 많이 마음고생하셨다. 그분들께 보답해드리는건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것밖에 없다. 기대감으로 오셨을거라고 생각하고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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