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처리 문제를 두고 고심 중이다. 비싼 값에 지분을 매입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까지 받았지만 좀처럼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추가 부실에 따른 자본충당까지 해야할 상황에 몰린 때문이다.
2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은 최근 카자흐스탄 BCC의 검사결과를 국내 금융당국에 통보했다. 통보 내용은 이 은행에서 부실이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대주주인 국민은행이 쌓아야할 충당금이 1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추가 충당금 규모는 KB지주가 지난 해 올린 당기순이익 883억원을 훌쩍 넘는 것이다.
KB지주의 한 관계자는 “BCC가 KB지주 실적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요소”라며 “올해 순이익 2조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BCC의 부실이 깊어져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강정원 전 행장이 재직하던 시절인 2008년 카자흐스탄 BCC 지분 41.9%를 9392억원의 액수에 사들였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이 은행의 지분인수로 강 전 행장 등은 이미 국민은행에 4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KB지주는 이에 따라 지난 해 9월 BCC 지분을 되파는 방안 등을 물밑 검토하기도 했지만 처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로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금융시장 환경이 좋지 않아 적정가격에 지분을 처분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정상경영이 이뤄질 때까지 당분간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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