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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죽음의 결사대’ 일본울린 아내의 문자 메시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방사능 피폭의 공포를 무릅쓰고 현장에서 살수작업을 하고 있다.

누구나 피하고 싶은 현장이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현장을 사수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상황이다. 아내의 격려 한마디로 ‘보이지않는 적과의 싸움’에 용감하게 뛰어든 소방대원의 일화를 요미우리신문이 30일 소개했다.

소방대원으로서 처음으로 살수작업에 나선 도쿄소방청 소속의 ‘하이퍼 레스큐’ 대원 중 한명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이같은 강한 사명감을 갖게 해준건 바로 아내가 보내온 1통의 문자메시지였다고 한다.

그는 바로 제8소방방면본부 소방구조기동부대(하이퍼 레스큐)의 대장 타카야마 유키오(高山幸夫ㆍ54) 씨다. 타카야마 대장은 지난 19일 0시30분부터 20분간 약 20명의 대원을 인솔해 3호기의 사용 끝난 핵연료 저장 수조에 살수작업을 했다. 엄청난 방사선량 속에서 방호복을 입은 위험한 작업이었다.

“후쿠시마 파견명령으로 지금 후쿠시마에 들어간다˝
그는 사지(死地)가 될 지도 모를 그 곳으로 떠나면서 18일 아침 아내 케이코(啓子ㆍ54)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반드시 무사하게 돌아올테니까 걱정마˝ 평소 집에서는 직장일 얘기를 거의 않던 그였다. 방사선이라는 ‘보이지않는 적’과의 싸움이어서 아내의 불안을 염려해 보낸 메일이었다.

답신은 1분도 채 안돼 왔다. “잘 알고 있어요. (당신을) 믿고 집을 지키고 있을게요˝ 아내는 중학생 시절부터 소꼽친구였다. 하지만 담담한 글 내용의 참뜻을 파악하기란 쉽지않았다. “불안감을 애써 감추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내 자신은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니 등에서 강한 압박감이 밀려왔다.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것은 20일 오전 2시를 넘어서였다. 현관문을 열자 기다리고 있던 아내가 말을 했다. “어서 와요˝ 평소와도 같은 말이었지만, 그날 만큼 마음 속에 스며든 적은 없었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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