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입수능에서 전남 장성군이 230개 기초자치단체(시ㆍ군ㆍ구) 중 평균성적 1위를 차지, 관심을 끌고 있다. 시골 학교가 서울 유명학군의 따돌리고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이 공교육 정상화의 가능성과 희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30일 내놓은 수능분석결과에서 장성군은 언어, 수리, 외국어 등 4개 영역에서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을 제치고 당당히 전국 수위에 올랐다. 상위권 학생의 분포를 보여주는 1, 2등급 비율(상위 11%) 역시 수리 영역에서 전국 1위, 외국어 4위, 수리가 7위에 올라 서울 서초구 고교 평균보다 월등히 앞섰다. 그것도 지난 2005년 이후 6년 동안 연속 전국 수위다.
비결은 군내 유일한 고교인 장성고 덕이라면 더욱 놀랍다. 개교 27주년을 맞는 장성고는 비평준화 사립학교로 전교생의 80%가 기숙사 생활을 한다. 2008년 자율학교로 지정된 후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 절반 이상이 타 지역 출신이다. 일단 수준급 이상 학생들에게 수준별 맞춤수업이라는 독특한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가 실적으로 나타난 셈이다. 예컨대 교사 이름으로 과목을 개설하면 학생이 찾아가 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보충수업 절반 이상이 선호 교사 수업을 수강, 학습효율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학생 중심의 학습 운영 취지를 충분히 살린 것이다. 심지어 학생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방과후 골프와 포켓볼까지 도입했다니 혀가 차진다. 교사 역시 헌신적이었다. 1주일에 세 번씩 밤늦게까지 학생과 책씨름을 하며 보다 나은 교수법 연구 등을 해왔다는 것이다. 결국 학생 중심의 학교 만들기와 교사들의 헌신적인 돌봄, 자기개발이 13년 연속 졸업생 전원 4년제 대학 입학이라는 독보적 기록을 만들어냈다.
물론 상위 수능성적 달성과 명문대 입시 결과가 학교 교육을 재는 유일한 척도는 아니다. 하지만 공교육 황폐화와 더불어 교사들의 신뢰가 바닥에 추락하고 있는 오늘날 장성고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 크다. 지난해 수능성적 상위 100위권 내 고교에서도 이 같은 맞춤형 수업과 교사의 열정적 지도 효험이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교육에 멍든 공교육 정상화의 가능성이 여기에 있다. 체벌 금지 등 인위적 학생인권 지키기보다 학생 자율 실천과 교사의 헌신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우선이다. 교사의 합당한 교권 확보와 대우가 공교육 정상화의 관건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