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확산되고 있는 아랍발(發) 민주화 시위로 탈북자들이 예기치 못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중국이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시위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대대적인 내부 단속에 나선 가운데, 중국을 통한 한국행을 시도하던 탈북자들이 잇따라 공안 단속에 걸려 북한으로 송환되고 있는 것이다.

1일 대북매체인 열린북한방송은 함경북도 온성의 소식통을 인용, “최근 북한을 탈출해 한국행을 시도했던 탈북자 12명이 중국 옌지에서 출발해 하얼빈으로 가던 버스에서 중국공안에 단속되어 지난달 28일 북한으로 북송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들을 인도한 브로커는 한국국적 탈북자로서 안전한 루트라고 생각하고 이동했으나 예상치 못했던 공안의 검열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정부가 이집트, 리비아의 여파로 민주화시위를 중국에서 벌이자는 목소리가 인터넷에서 높아지자 곳곳에 경찰들을 배치하고 전례 없는 단속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들이 걸렸다”고 전했다. 중국 공안 당국이 처음부터 탈북자들을 단속하기 위해 나섰던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열린북한방송은 최근 탈북자들이 급증하면서 북한 당국이 이들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가혹하게 하고 있다면서 중국 옌지시의 경우 북한 보위부가 탈북자 검거를 위해 상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집트, 리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급속히 확산중인 민주화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각종 IT기기에 대한 전방위 규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초부터 중앙당 주도하에 각 기관과 가정의 PC보유 실태를 조사중이다.특히 외부세계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USB와 MP3 등 휴대용 저장장치 보유도 철저히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한의 경찰에 해당하는 인민보안부가 IT기기 등록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적발된 미신고자에 대해서는 형사범으로 처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0만대 가량 보급된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와 인터넷에 대한 단속도 대폭 강화했다. 주민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려면 국가안전보위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해외에서 구입한 휴대전화의 북한 내 반입이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