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통보 불이행 문제 제기
우리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물을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5일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도쿄에 있는 주일 대사관을 통해 지난 4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에도 오염 정도나 대책 마련을 제때 알려주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의 무대책을 외교적 경로를 통해 공식 성토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이날 전한 입장에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고 있는 행위가 국제법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담겼다. 일본 동쪽 태평양 연안에서 오염된 바닷물이 우리 동해, 또는 서해나 남해상으로 흘러올 수 있음에도 일본 정부가 이와 관련 사전에 어떤 통보조차 없었던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 예정 사실을 설명하며, 자체 기준을 넘는 수치가 나올 경우에는 방류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자로 5호기와 6호기 폐기물 처리시설 탱크에 있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 약 1만여t을 태평양에 버리고 있다.
국제법 위반까지 경고한 이런 정부의 강경한 입장 전달은 지진 이후 일본 정부가 보여준 불성실한 태도와, 우리의 적극적인 인도적 지원과 사전 물밑 교섭에도 불구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한 반감이 깔려있다는 설명이다.
외교가 한 관계자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 직ㆍ간접적 피해가 우려됨에도 우리 전문가의 현장 접근을 허용치 않고, 심지어 관련 정보 공유에도 소극적인 일본에 대한 실망이 크다”며 “국제법 문제까지 거론한 우리 정부의 입장 전달은 일본 정부에 대한 일종의 경고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