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한나라당 후보 대 최문순 민주당 후보 간 대진표가 드러나면서 4ㆍ27 강원도지사 재보궐 선거 본게임이 벌써부터 펄펄 끓고 있다.
초반전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가 최문순 후보를 앞서고 있다. 더플랜의 지난달 19일 여론조사에서는 엄 후보가 최 후보를 50.5% 대 37.0%로 앞섰으나, 지난 1일 조사에서는 7.3%포인트로 격차가 줄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3월 30~31일 조사에선 엄 후보, 최 후보가 각각 46.2%, 33.5%였다. 하지만 여야 모두 막판까지 예측불허의 힘겨운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6ㆍ2 지방선거에서 줄곧 앞서다 막판에 8.7%포인트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에도 표심 예측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여야 모두가 미세한 변수까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기남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부소장은 “무소속 송훈석 의원(고성ㆍ속초ㆍ양양)의 민주당 입당 변수에 박근혜 전 대표의 강원행, 강릉 최씨의 표심의 선택, 손학규 대표의 분당을 출마 모두가 강원 재보선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부터 민주당 영입설이 끊이지 않고 있어 안팎에선 선거 막판에 러브콜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광재 전 지사 동정론의 맞불 성격으로 박 전 대표의 강원행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거듭 “선거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계기로 박 전 대표의 보폭이 당분간 줄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밖에도 영동권 표심 최대 변수로 불리는 강릉 최씨의 선택도 주목받고 있다. 최문순 민주당 후보나 한나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최홍집 후보가 모두 강릉 최씨로, 안팎에선 “강원 싸움은 최씨 집안의 선택”이라는 얘기도 나올 만큼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손학규 대표의 분당을 재보선 출마가 강원도에 직ㆍ간접으로 시너지 효과를 줄지도 주목받고 있다.
여야의 고공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여당은 읍소전략을, 야당은 대여공세를 강화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를 마치는 4월 27일까지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발언은 자제해주시고 참으로 근신하는 시간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강원 선거는) 의리와 지조로 노동언론 운동을 한 최문순 후보, 조직을 배신한 엄기영 후보, 이광재 전 지사의 한(恨)을 (생각해) 강원도에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