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분당乙 여야 후보자 동행취재기
“정치지도자 무질서 행각 심판”6일 오후 6시 성남시 분당구 정자로 사거리에서 분당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얼굴 알리기에 한창인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만났다. 강 전 대표는 기호(1번)가 큼지막하게 쓰인 파란 어깨띠를 두루고 신호가 바뀔 때마다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시민에게 명함과 함께 악수를 청했다.
몇몇 시민이 악수를 거절하자 강 전 대표는 멋쩍은 듯 기자에게 와서 “출퇴근 시간이 (인사하기가) 가장 어렵고, 요새는 죄다 핸드폰 들고 다녀서 눈 마주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잠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그는 상대후보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지역도 바꾸고 당까지 바꾼 것은 차선위반 정도가 아니라 무면허 운전 수준”이라며 “이번 선거는 정권심판이 아니라 정치지도자의 무질서 행각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쪽(민주당)이 민주화운동했다고 무슨 개혁 성향이라고 하는데 공금횡령하고 광명에서 종로, 종로에서 여기로 왔다갔다하는 게 과연 개혁성인가”라며 “나야말로 변호사도 하고 그랬지만 부동산 등 재산이 깨끗하기 때문에 개혁성향”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정자1동 인근 상가로 이동하는 동안 기자가 “아까 오후에 캠프 사무실에 갔더니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축하 난을 보내왔더라”라고 말하자 “나는 당의 화합과 교류를 추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안 대표와도 통화하고 다 풀었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지난 일을 다 잊었다”며 “홍준표(최고위원)와도 통화해서 ‘야야, 고마 집어치워라’라고 하면서 다 풀었고, 와서 선거좀 도와달라고 했더니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더라”고 했다.
지나가던 주부가 “꼭 찍겠다”고 말하자 강 전 대표는 “내가 젊은 사람에게도 인기가 좋고, 노인정 이런 데 가면 99%”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당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쪽 지역은 시끄럽게 소란 떨면 표 떨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중앙당의 공식 지원은 사양하겠다는 뜻이었다”며 “다만 나경원, 홍준표, 정두언 최고위원이 개인 자격으로는 얼마든지 와서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당이 지금 위기인데, 여의도는 기름이고 민심은 물이라서 괴리가 엄청나다”며 “지금은 당이 약간 오수(午睡ㆍ낮잠)를 즐기며 눈이 반쯤 감겨 있는 동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에 들어가면 한나라당의 정신을 재무장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성남=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