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내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대장 인사를 지난 7일 밤 서둘러 단행한 것을 두고 최근 불거진 투서사건과 관련된 장성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7일 저녁 8시 50분쯤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박종헌 공군참모총장 등 공군 장성들과 국방부 출입기자단이 회식하는 자리에 갑작스럽게 부재원 인사기획관과 대변인을 보내 임기가 종료되는 이철휘(학군13기) 제2작전사령관(대장) 후임으로 육사 33기 출신인 조정환(56) 육군참모차장을 승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철휘 대장은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육사 32기)보다 먼저 임관해 이번 인사에서 퇴임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군 고위장성 인사를 한밤중에, 그것도 회식자리에까지 찾아와 발표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군 안팎에서는 최근 진급로비 및 횡령의혹 관련 투서사건으로 온갖 억측이 나돌고 있어 군내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대장 인사를 서둘러 발표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투서는 작년 12월 군 장성진급 인사 때 진급한 이모 예비역 준장이 2007~2008년 수방사 헌병단장(대령) 시절 1억2000여만원의 부대운영비를 횡령해 백화점 상품권 등을 구입, 진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역대장 2명을 상대로 진급로비를 했다는 내용이다.
최근 내사 종결된 이 사건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김 장관은 철저히 감사토록 지시했다. 이에 투서에 거론된 대장 1명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반드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김 장관에게 건의했고, 다른 대장 1명은 용퇴를 권유받았으나 본인이 거절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투서에 거론된 현역 대장들에 대한 대면조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현역 대장 2명에 대한 조사문제는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방식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방향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국방부 감사관실의 이런 태도는 자칫 ‘제식구 감싸기’로 비칠 수도 있는만큼,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논란과 의혹은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우 기자@dewkim2>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