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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세·인물·구도…4.27재보선, ‘2009년 4.29’ 판박이
“볼수록 똑같네.”

주요 4개 지역에서 펼쳐지는 이번 4ㆍ27 재보궐선거는 판세ㆍ인물ㆍ구도 면에서 지난 2009년에 치러졌던 4ㆍ29 재보선과 흡사해 ‘데자뷔 선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두 선거는 모두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결정할 수 있는 ‘작지만 큰 선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에도 5개 지역에서밖에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지만 야당의 승리로 이듬해 지방선거 선전의 원동력으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이번 재보선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또 판세에 있어서 여야 모두 ‘완패 불안감’에 시달려야 하는 극한 혼돈세를 띠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2년 전에도 종잡을 수 없는 판세 끝에 한나라당이 ‘0대5 전패’라는 수모를 겪으며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맞아야 했다. 이번 선거 역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오리무중 판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모두 ‘0대3’으로 패할 수 있다는 불안을 씻지 못하고 있다.

거물들의 시험무대라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009년 당시 칩거생활을 중단하고 인천 부평을 선거 지원에 전격 나서 자당 후보의 당선에 기여하면서 시들지 않은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번에는 야당의 불모지인 성남 분당을에 직접 몸을 던져 국민적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4·27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2일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지역구에 출마한 한나라당의 강재섭 후보(전 대표)와 민주당의 손학규 후보(현 대표)가 각각 분당을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성남=박현구 기자/phko@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또한 2년 전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 후보의 승리로 영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직접 나서진 않지만 당의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고문을 맡으면서 강원지사선거 결과에 대한 간접 지원 효과를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아울러 박 전 대표의 지지층 결집 정도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다. 최대 승부처가 경기 지역이라는 점도 같다.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 대표가 맞붙은 분당을은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고, 2년 전에도 인천 부평을이 여야의 승리를 판가름하는 지역이었다.

야권 단일 후보의 돌풍이 예상된다는 점도 2년 전과 흡사하다. 당시 울산 북구 선거에서는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일궈낸 바 있다. 이번 김해을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ㆍ국민참여당 후보가 단일화되면서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무소속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도 유사하다. 이번 순천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예비 후보 상당수가 당의 ‘무공천’ 방침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2009년에는 정동영 당시 후보가 민주당 탈당을 선언해 전주 덕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12일 “이번 재보선도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2년 전과 같이 한쪽이 다 가져가는 결과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거와 관련된 거물 정치인들의 입지가 평가받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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