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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하천 지류 정비, 시간 갖고 넉넉히…
정부의 전국 하천 지류(支流) 및 지천(支川) 정비 계획이 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은 지난 2009년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4대강 외(外) 국가하천종합정비계획 용역을 최근 완료, 지방자치단체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15년까지 20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 전국 61개 국가하천 중 남한강 복하천 등 43개와 지방하천 3772개의 하천을 일제히 정비한다는 것이다. 또 홍수 예방과 하천수량 확보, 레저 목적의 30개 소형댐 건설과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지류 살리기 사업도 포함시켰다.
정부는 이 사업이 4대강과 무관하게 지류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강바닥 준설이나 대형 보를 세우는 일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기상 이변, 지류 수질 개선 등을 위한 샛강이나 지천의 하상 정비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주변 공장과 축산농가의 무분별한 입지로 지류마다 공장 폐수 및 축산 오염물로 넘쳐나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상류의 오염이 하류 큰 강으로 흘러 식수원 오염의 근본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국가적 당면과제임에 틀림없다. 지금도 매년 수천억원대의 예산을 들여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한 지류정비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당위성에도 불구, 추진과정이 어설프고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4대강 2차 논란으로 재차 국론분열을 초래할 개연성이 크다. 벌써부터 일부 환경단체는 환경 파괴와 예산 전용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국토해양부가 전국 3800여개의 국가 및 지방하천의 체계적 정비 목적으로 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여기에 환경부를 비롯해 농식품부, 문화부 등이 각기 사업을 덧붙이면서 총 사업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너도나도 숟가락을 들고 덤빈 꼴이다. 4대강 사업처럼 투입예산이 불어나 세금 블랙홀이 될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더구나 4대강 사업은 현재 68.5%의 공사진척률로 조경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조만간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면 그동안 제기된 환경 파괴 등의 시시비비가 가려지게 된다. 그 이후 지천정비사업은 천천히 집행해도 늦지 않다. 내년 대선을 위한 속도전이라면 더욱 곤란하다. 서둘러서 생긴 그동안의 소모적 논쟁만으로 충분하다. 급히 먹는 밥은 체하기 쉽다. 충분히 공론화를 거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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