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평양에서 고열과 설사 등을 동반하는 전염병인 파라티푸스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대북매체인 ‘데일리NK’은 평양의 한 소식통을 인용, “작년 가을부터 ‘파라’(파라티푸스)라는 병이 유행하고 있다”며 “일부 구역에는 두 집 건너 환자가 있어 당국이 통제에 나섰다”고 전했다. 파라티푸스는 살모넬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장염으로 주로 오염된 물과 음식물에 의해 전염되며 고열, 오한, 두통, 설사를 동반한다.
이 소식통은 “파라티푸스는 보통 물과 변을 통해 전염되는데 낡고 노후한 수도관에 소독약도 없어 급속도로 확산됐다”면서 “낙랑구역에 취수장이 있는데 소독약이 없어서 당국도 쩔쩔매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선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던 지난 1990년대 중반에도 파라티푸스가 유행했으며 당시 영양실조 등과 겹치면서 이 질병에 걸렸던 주민 상당수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7년에 양강도에서만 800여명이 ‘파라’ 때문에 죽었다”며 “당시 먹지 못해 면역력이 약해져 있었기 때문에 급속도로 퍼졌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파라티푸스 발생지역에 대한 주민이동을 통제하고 예방주사 접종 등을 실시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예방접종의 경우 백신부족 등으로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파라티푸스 유행은 북한의 식량사정 악화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당시에도 먹지 못해 ‘파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다”면서 “아직 파라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지만 취약계층은 죽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