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의 물리적 충돌 방지와 대화와 타협의 의회 민주주의 문화 확립이 중요한 정치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회 자정을 촉구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소장파 의원들이 18일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국회 폭력방지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모임은 특히 지난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ㆍ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 직전,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기권을 선언하면서 여야 충돌을 막은 이후 이뤄진 것으로 새로운 국회 문화 정착 여부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홍 의원의 이번 소신 행보는 작년말 예산안 강행처리와 관련, 여당의 일방처리와 이에 대한 야당의 물리적 반발로 인한 국회 폭력에 대해 여야 모두로부터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온 후 발생한 첫번째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여당의 ‘국회 바로 세우기 모임’과 민주당의 ‘민주적 국회운영 모임’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국회 폭력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서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은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자랑스러워 하고 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홍정욱 의원이 마련한 여러 취지를 살리고 여야가 역할을 잘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국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절차를 만드는데 많은 분이 노력했다"며 "(이와 관련한) 법적 기준을 만드는데 의원들이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폭력 방지를 위해서는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EU FTA의 부결처리와 관련, 한나라당이 강행처리에 반대한다는 취지에 따라 약속을 지킨 만큼 야당도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표결 등 정상적인 의사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물리력을 동원하는 일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원들의 개인적 소신을 존중한다"며, 하지만 “소위 멤버도 아닌 야당 의원들이 정상적 의사진행을 방해했다”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의사진행 방해를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표결을 통해 정상적으로 의사일정을 진행하는 게 물리력인지, 이를 막는게 물리력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권 내부에서는 원활한 당내 소통과 국민설득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EU FTA의 경우 협정문 오역에 대한 적적한 조치와 피해대책을 마련 등을 통한 설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당 지도부가 강행처리만 고집할 경우 또다른 당내 갈등 및 후유증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심형준 기자 @cerju2> cerj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