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43만여명에 달하고 평양 이외 지역에서도 휴대전화 가입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북한에서 유일하게 휴대전화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 회사 ‘오라스콤 텔레콤’이 19일 내놓은 ‘2010년 실적보고서’를 보면, 오라스콤 텔레콤이 북한의 체신성과 합작해 세운 휴대전화 업체 ‘고려링크’의 가입자수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43만1919명에 달한다. 이는 2009년 9만1704명보다 무려 4.7배나 늘어난 수치다.
휴대전화 가입자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주민을 위한 특별 요금제가 톡톡히 기여한 것으로풀이된다. 오라스콤 텔레콤은 “2분기에 저소득층을 위한 요금제를 내놓은 결과 지난 9월에는 평양 외 지역 매출이 전체매출의 50% 가까이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젊은층 이용자들은 음성통화 이외에 영상통화 서비스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라스콤 텔레콤은 “3분기에는 특히 젊은층의 수요가 있어 영상통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용률이 높아 2011년에는 획기적인 부가가치서비스(VAS)를 더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링크는 현재 평양에 18개, 평양 외 대도시에 8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또 평양 외에 원산, 함흥, 평성, 안주, 개천, 남포, 사리원, 해주 등 14개 도시와 22개 고속도로를 관장하는 333개의 이동통신 기지국이 있다.
엄종식통일부차관은 최근 한 포럼에서 “북한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2008년 12월 이집트 오라스콤사와 합작으로 재개된 이래 가입자 수가 작년 말 현재 45만명에 이르고 있다”며 “아직 초기단계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인프라가 구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있다.
지난해에는 한 러시아 관광객이 평양의 모란공원에서 휴대전화를 든 소녀의 모습을 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이 소녀가 들고 있던 휴대전화엔 ‘평양’이라는 명칭과 함께 ‘고려링크’라는 회사명이 있었고 통보문, 차림표, 주소록 등 북한식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